英语英语 日语日语 法语法语 德语德语 西班牙语西班牙语 意大利语意大利语 阿拉伯语阿拉伯语 葡萄牙语葡萄牙语 越南语越南语 俄语俄语 芬兰语芬兰语 泰语泰语 丹麦语丹麦语 对外汉语对外汉语
热门标签: 韩语词汇 因为难 破译韩文字体
当前位置: 首页 » 韩语阅读 » 韩语诗歌 » 正文

【韩国诗歌鉴赏】 선운사에서 ― 최영미(1961∼ )

发布时间:2022-07-30     来源:互联网    进入韩语论坛
(单词翻译:双击或拖选)
 선운사에서 ― 최영미(1961∼ )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장마가 찾아오면 견뎌야 한다. 한참 걸릴 수도 있다. 계속 습한 날씨에 잔뜩 짜증 서린 그대에게, 오늘은 더 긴 괴로움을 소개하고 싶다. 우리가 견뎌내야 할 장마의 ‘한참’은, 이 시의 ‘한참’ 앞에서 참 소소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지금 이 시인은 한참을 넘어 ‘영영 한참’ 동안 어떤 아픔을 견뎌야 한다. 사실 시인이 작품에 내세운 것은 아픔보다 꽃이다. 그것도 선운사의 꽃, 동백꽃이다. 실제로는 한겨울 말고 4월 초에 핀다지만 이름에 ‘동(冬)’자가 들어가는 이 꽃은 분명 겨울꽃이다. 추위를 조롱하듯 진하게 피어나, 질 때는 목이 베어지듯 미련 없이 지는 탓에 얼마나 많은 예술가들이 이 꽃을 사랑했는지 모른다.
 
시인은 그냥 ‘꽃’이라고만 했지, 동백꽃이라고 쓰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목이 ‘선운사에서’이니까 여기서의 꽃은 자동으로 동백꽃이라고 읽힌다. 그런데 문제는 꽃이 아니라 나를 떠난 ‘그대’에게 있다. 꽃이 지듯 없어졌으면 싶은데,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은 도통 지질 않는다. 잘라 버릴 수 없는 마음이 피어나 ‘영영 한참’ 사라지지 않는다니 이 이별의 고통은 속수무책이다. 참 난감한 일이다.
 
이 난감함 앞에서 장마의 짜증은 사소한 일이 된다. 마음의 동백꽃이 지지를 않는데 장마가 뭐 대수일까. 반대로, 내 님의 동백꽃이 만발한다면 날씨가 뭐 큰일일까.

Tag: 韩国诗歌 선운사에서 최영미
外语教育微信

论坛新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