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입힐 옷은 진작 마련됐다. 하지만 행여 늦어질 귀향이 걱정스러운 어미는 아들이 떠나는 순간까지 오밀조밀 정성을 보태는 것으로나마 위안을 얻는다. 한 땀 한 땀 갑자기 분주해졌을 어미의 손길이 눈에 선하다. 여리디여린 풀에 봄 햇살은 그야말로 생명의 젖줄, 그렇다고 그 햇살의 은혜를 봄풀이 다 갚을 수 있을까. 아무래도 흰소리일 것만 같다. 모정, 그 따사로운 햇살 세례 속에서 성장하고 꽃피울 한 치 봄풀 같은 자식의 효심이라니, 시인의 비유가 직설처럼 선연하다.
젊은 시절을 유랑 생활로 점철해 온 맹교는 마흔여섯 늦은 나이에 진사 급제했고 오십이 되어서야 지금의 장쑤(江蘇)성 리양(율陽) 현위(縣尉)로 부임했다. 이 시에는 현위로 정착한 다음 어머니를 그곳으로 맞아들일 때 지었다는 시인의 설명이 붙어 있다. 오랜 유랑 생활을 마감하면서 시인은 문득 지난날의 이별 장면을 떠올렸다. 그날은 어미의 간곡한 당부도, 아들의 섣부른 약속도 없었고 눈물마저 마음 깊숙이 갈무리해 둔 채 무언의 교감을 나누었으리라.
당시의 정형은 절구(4구) 아니면 율시(8구)인데 이 시처럼 6구로 되어 정형을 벗어난 형식을 고체시(古體詩)라 한다. 고정된 틀을 고수하느니 어머니의 살뜰한 배려를 더 도드라지게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맹교는 기이하고 난삽한 표현을 즐겨 썼고, 내용 또한 염량세태와 삶의 굴곡을 주로 다루었지만, 모정을 향한 이 시는 그저 소박하고 평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