懿 : 아름다울 의, 公 : 공평할 공, 喜 : 좋아할 희, 鶴 : 학 학

 

의공이 학을 좋아한다는 뜻으로, 애완동물을 지나치게 좋아해 문제가 됨을 말한다.

 

춘추 시대 위(衛)나라는 세력이 보잘것 없는데도 그 군주인 의공(懿公)은 부국강병책이라든지 백성들의 살림을 풍족하고 편안하게 해 주는 데는 관심이 없이 오로지 자기 취미 생활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의공의 취미 생활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이 학으로 수백 마리나 키우고 있었는데, 학 모양의 괴상한 관복을 지어 입었을 뿐 아니라 밖에 외출할 때는 대부(大夫)나 탈 수 있는 고관용 수레에다 가장 아끼는 학을 태워 데리고 나갈 만큼 그 정도가 지나쳤다.

 

“전하, 한낱 날짐승에게 그토록 집착하심은 백성들 보기에도 좋지 않습니다. 재고하셔야 할 듯싶습니다.”

 

보다 못한 대신 중의 누가 조심스럽게 간언하기라도 하면, 의공은 벌컥 화를 내며 심하게 꾸짖었다. 그러니 바른 소리를 하고 싶은 사람은 점점 임금에게서 멀어져 갔고, 주변에는 듣기 좋은 소리만 지껄이는 아부배만 얼씬거렸다. 임금의 정치적 무관심으로 백성들은 살기가 점점 어려워져 원망하는 소리가 여름밤의 개구리 울음과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적군이 쳐들어와 성을 에워쌌다. 의공은 너무 놀라 어쩔 줄 몰랐으나, 대신들은 별로 걱정하는 빛이 없었다. 의공은 너무나 기가 막힌 나머지 눈물을 흘리면서 대신들에게 넙죽 절하고 애원했다.

 

“보시다시피 적군이 성 아래까지 쳐들어왔소. 제공은 어서 관리들과 백성들을 총동원하여 과인을 보호해 주시오.”

 

그러자 모두 이렇게 말했다.

 

“전하께서는 총애하는 무리와 그토록 애지중지하는 학이나 이끌고 나가서 싸우시지요. 저희들은 전하로부터 이미 버림받은 사람들인데, 뭣 때문에 목숨을 걸고 전하를 위해 싸운단 말입니까?”

 

그리고는 성문을 부수고 앞을 다투어 달아나 버리니, 다른 관원들과 백성들인들 그와 다를 바가 없었다. 의공은 그동안 자기가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깨닫고 크게 후회했으나 이미 소용 없는 일이었다. 몇몇 추종자들의 옹위를 받으며 간신히 왕궁을 탈출하기는 했지만 도망치는 도중에 죽고 말았고, 이어서 나라도 멸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