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뜻과 음
怨 : 원망 원, 入 : 들 입, 骨 : 뼈 골, 髓 : 골수 수
풀이
원한이 뼛속 깊이 사무칠 정도로 깊음을 말한다.
유래
춘추 시대 다섯 패자의 한 사람인 진(秦)나라 목공(穆公)은 늘그막에 판단력이 흐려져서 바로 인접한 것도 아닌 정(鄭)나라를 굳이 치려고 했다.
“정나라를 침공하려면 주(周)나라와 진(晉)나라를 지나가야 하는데, 그것은 용이한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다음 기회로 미루는 게 좋겠습니다.”
대신인 백리해(百里奚)와 건숙(蹇叔)이 극구 말렸지만, 목공은 백리해의 아들 맹명시(孟明視)와 건숙의 아들 서걸술(西乞術) 및 백을병(白乙丙) 세 사람을 장수로 삼아 정나라 정벌군을 기어코 출발시켰다. 동쪽으로 진격을 계속한 진나라군이 진(晉)나라와 주나라를 두루 거친 끝에 진(晉)나라 국경 근처에 다다랐을 때까지는 별다른 일이 없었다. 주나라는 상징적인 제왕(帝王)의 나라로서 각 제후국들의 다툼에 초연한 입장이라지만, 진(晉)나라가 자기네 나라를 통과하는 진나라군에 대해서 초연한 태도를 취한 것은 마침 그 나라 문공(文公)이 죽어 국상(國喪)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진나라군이 진(晉)나라의 속령(屬領)인 활(滑)의 국경에 다다랐을 때, 정나라의 상인 현고(弦高)와 마주치게 되었다. 현고는 소 12마리를 이끌고 있었는데, 그것을 바치면서 말했다.
“듣자니 장군께서 정나라를 치기 위해 먼 길을 오신 것으로 아는데, 우리 정나라 군주께서는 미리 아시고 방비책을 착실히 강구해 두고 계십니다. 아무튼 그런 줄 아시고, 이 소들은 우리 군주께서 노고를 위로하는 뜻으로 전하는 것이니 잡아서 병사들한테 먹이시지요.”
그 말을 들은 세 장수는 정나라가 이토록 여유를 부릴 정도라면 쳐들어가 봐야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그렇다고 그냥 되돌아가기도 뭣하므로 목표를 바꾼 그들은 바로 코 앞의 활(滑)을 들이쳐서 정복해 버렸다. 막 왕위를 계승한 진(晉)나라 양공(襄公)은 이 사실을 알자 분노했다.
“나쁜 놈들! 내가 상중임을 틈타 감히 우리 속령을 치다니.”
양공은 즉시 상복을 검게 물들여 입고 군대를 이끌고 나아가 회군하고 있는 진나라군을 효산(肴山)에서 가로막고 맹공격을 가했다. 그 결과 진나라군은 참패를 면치 못했고, 맹명시와 서걸술, 백을병 세 장수는 사로잡혀 결박당하고 말았다.
양공이 세 장수를 죽이려 하자, 모후(母后)가 말렸다.
“아버님 상중에 흉한 꼴을 봐서야 되겠소? 그들을 자기네 임금한테 보내 버리세요.”
“아니, 어머님. 저희한테 못할 짓을 한 적장들을 살려 보내란 말씀입니까?”
“그런 게 아니오. 전하의 외할아버님 성질에 패전한 장수를 살려 두실 것 같소? 저들을 보자마자 죽일 것이니, 전하의 손에 피 묻히지 않고 죽이는 방법이 되오.”
양공의 어머니며 문공의 아내이기도 한 그녀는 바로 진나라 목공의 딸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자기 친정 나라 젊은 인재들이 참혹한 꼴을 당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그런 말로 아들을 달랬고, 양공은 모후의 심정을 이해하여 맹명시 등 세 사람을 그냥 돌려 보냈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세 장수가 귀국하자, 목공은 짐짓 흰 상복을 입고 교외까지 나와서 맞이했다. 그리고는 죄를 청하는 장수들에게 이런 말로 위로했다.
“과인이 그대들 아버님의 충간을 듣지 않아 이런 꼴을 당했으니 그대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으랴. 다만 이 치욕을 마음에 새기고 태만하지 말지니라.”
그리고는 세 사람의 관직과 봉록을 그대로 회복시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