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뜻과 음
鴛 : 원앙 원, 鴦 : 원앙 앙, 契 : 새길 계
풀이
금슬이 좋은 부부 사이를 말한다.
유래
춘추 시대 송(宋)나라에 한빙(韓憑)이란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임금을 측근에서 모시는 사인(舍人) 중의 한 사람이었는데, 여복이 있었던지 굉장한 미인한테 장가를 들었다. 그리하여 부부는 서로 무척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나, 임금인 강왕(康王)이 어쩌다 한빙의 아내 하(何)를 보게 되면서 불행이 시작되었다.
‘아니, 저렇게 예쁜 계집을 한빙 따위가 차지하다니!’
강왕은 부럽고 심통이 난 나머지 억지 죄목을 붙여 한빙을 옥에 가두고 혹독한 형벌을 가했다. 그런 다음 하씨를 강제로 대궐에 끌어들여 욕보이고는 총희로 삼아 버렸다. 하씨는 몹시 분하고 원통했으나 절대 권력의 군주 앞이라 함부로 눈물을 흘린다든지 감정을 내비칠 수도 없었다. 그렇지만 남편에 대한 애끓는 사랑을 도저히 삭일 수 없게 된 하씨는 옥리를 구워삶아 옥중의 남편한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전달했다.
비가 많이 내려
냇물은 불어나 깊어지고
해가 뜨면 이내 마음이라네
그런데 이 편지가 그만 적발되어 강왕의 손에 들어가고 말았다. 왕은 편지의 뜻을 알 수 없어 소하(蘇夏)라는 신하에게 보였다.
“비가 많이 내린다는 것은 걱정하고 그리워한다는 뜻이고, 냇물이 불어나 깊어진다는 것은 서로 내왕하며 만날 수가 없다는 뜻이며, 해가 뜨면 이내 마음이란 것은 죽을 작정이라는 뜻입니다.”
그 말을 듣고 강왕은 깜짝 놀랐다. 사랑하는 그녀가 죽기라도 한다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편지는 불문에 붙이고 엉뚱한 짓을 못하도록 감시를 철저히 했다. 그러던 중에 옥 중에서 한빙이 자살하고 말았다. 지칠 대로 지친 그에게는 다른 선택이 없었던 것이다. 강왕은 자기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연적이 사라져 준 것이 몹시 기뻤다.
‘이젠 하는 수 없이 계집도 과인한테로 마음을 돌리겠지.’
그러나 그것은 혼자 생각이었다. 하씨는 어느 날 강왕과 함께 누대에 올랐을 때 갑자기 아래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강왕의 슬픔과 분노는 매우 컸다. 사람들이 한빙과 하씨의 시신을 합장해 주려고 했으나, 왕은 단호히 불허하고 두 사람의 무덤을 마주 바라보이는 곳에다 각각 만들도록 명했다. 그리고는 마치 살아 있는 사람한테 하듯이 말했다.
“너희 부부의 사랑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만일 두 무덤이 저절로 합쳐진다면 과인도 막지 않겠지만, 세상에 그런 일이 어디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단 하룻밤 사이에 두 무덤 옆에 각각 한 그루씩 나무가 자라나더니 열흘쯤 지나자 무성해진 가지가 서로 안쪽으로 굽어져서 어느 가지가 어느 나무의 것인지 분간할 수가 없도록 얼크러졌으며, 뿌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한 ‘원앙 한 쌍이 어디선가 나타나 나뭇가지 중간에 둥지를 틀고’ 떠나지 않으면서 아침저녁으로 슬피 울어 대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다시금 한빙 부부의 애절한 사랑을 생각하고 눈물지으며, 그 나무를 상사수(相思樹)라고 이름지었다. 서로 그리워한다는 뜻의 ‘상사’란 말은 여기에서 유래했으며, 사람들은 그 두 마리 새를 한빙 부부의 영혼이라고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