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화 꽃 향 기
작가 김 하인
남자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몇 발자국을 걸었다. 반대편 벽에 나 있는 아치 형 푸른 창문 앞에 멈춰 선 그는 2층 아래 화단을 내려다 보았다. 푸른빛의 하늘이 아직도 매서운 자락을 숨긴 꽃샘 바람에 의해 비스듬히 기울어져 보였다. 그 아래로 희고 눈부신 라일락 꽃봉오리가 몇 송이 나뭇가지 끝에 맺혀 있었다. 대기 중에 퍼진 노란 봄 햇살을 흠뻑 빨아들인 꽃은 잘 매만져진 붓끝처럼 팽팽했다. 이내 꽃망울이 활짝 터져 오를 것이었다. 기나긴 겨울을 이겨낸 놀라운 생명력이 천사의 날개처럼 흠 없는 순백의 꽃잎이 되어 피어날 것이다.
남자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몇 발자국을 걸었다. 반대편 벽에 나 있는 아치 형 푸른 창문 앞에 멈춰 선 그는 2층 아래 화단을 내려다 보았다. 푸른빛의 하늘이 아직도 매서운 자락을 숨긴 꽃샘 바람에 의해 비스듬히 기울어져 보였다. 그 아래로 희고 눈부신 라일락 꽃봉오리가 몇 송이 나뭇가지 끝에 맺혀 있었다. 대기 중에 퍼진 노란 봄 햇살을 흠뻑 빨아들인 꽃은 잘 매만져진 붓끝처럼 팽팽했다. 이내 꽃망울이 활짝 터져 오를 것이었다. 기나긴 겨울을 이겨낸 놀라운 생명력이 천사의 날개처럼 흠 없는 순백의 꽃잎이 되어 피어날 것이다.
男人踉踉跄跄走了几步,停在对面的拱形窗户前。从窗户看出去,碧蓝的天空似乎被料峭的春风吹得有些倾斜了,花坛里,几朵耀目的白色丁香花苞缀在枝头。这些花苞吸足了空气中滟滟的春光,好像沾满水的羊毫笔头一样紧绷着,眼看就要绽放了。它们凭借战胜漫漫寒冬的惊人的生命力,就要绽放成如天使翅膀一样洁白无瑕的花瓣了。
나무 한 그루처럼 미동 없이 서 있는 남자. 그의 젖은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미주야. 오랫동안 힘들게 몸 속에 지녀 왔던 꽃을 드디어 피워내는 거야. 저기 라일락 꽃나무처럼. 우리는 라일락 꽃향기보다도 향기로운 미소를 가진 아기를 갖게 되는 거지 하지만...괜한 것이 맘에 걸리는군. 저 나무가 잎 없이 먼저 꽃이 피어나는 나무라는 사소한 것조차 말이야. 잎과 꽃이 함께 피고 벌도 날아든다면 더 좋았을 텐데...저렇게 꽃이 피어 있는 기간만이 라도 다 함께 말이야. 그래, 내가 미주 네게 간절히 바라는 게 바로 그거여. 함께 라는 말...당신과 아기. 나 그렇게 함께할 수 있다면...그 함께 만큼 따스하고 그립고 눈물겨운 말도 세상엔 없을 거야.
男人一动不动,好像一棵树,只有濡湿的睫毛在微微颤动。
美姝呀,这么长时间以来,让你吃了那么多苦的孩子终于要绽放他的生命之花了,像那株丁香一样。我们孩子的微笑将会比丁香花更芬芳,可是……
也许我的担心是多余的……可是,那棵树为什么不长叶子先开花呢?叶子和花一起傲立在枝头,蜜蜂飞来飞去,那该多好呀……哪怕只是花开的这一段时间能够共同度过也好呀。是的,这就是我最大的愿望——“在一起”!你、孩子和我,只要能在一起……这世上再也没有比“在一起”更温暖、更令人向往、更催人泪下的词语了。
남자는 성근 미소를 지었다.
아가야...꽃잎이 피어나듯 곱고 부드럽게 엄마 속에서 나와 줄 수 없겠니? 지금 네 엄마는 무척 힘들단다. 이 아빠가 두려움 속에 떨 만큼. 하지만 널 생각하면 한없이 맘이 설렌단다. 너를 몸속에 가지고 있으면서 우리가 널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아니? 조금 있으면 네 엄마가 너를 볼수 있겠구나. 너를 꽃처럼 촛불처럼 뱃속에서 10개월 동안 보듬어 키웠던 네 엄마...사랑하는 아가야. 네가 세상으로 오는 것을 더없이 환영하지만 이 아빠는 네 엄마가 걱정이 돼서 미칠 것 같구나. 난 네가 엄마를 힘들게 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란단다. 꽃처럼 그냥 엄마 몸 바깥으로 피어나길 꿈꾼단다. 아무 일이 없이 그렇게...그냥 그렇게 됐으면하고 간절하게 바라고 싶구나.
男人脸上隐约显现出笑意。
孩子呀!你能不能像花瓣绽放那样温柔美丽地从妈妈身体里出来呢?你妈妈现在太辛苦了,爸爸甚至怕得发抖,但一想到你,爸爸就忍不住心情激动。你在妈妈肚子里的这段时间,知道我们多么惦念你吗?过会儿妈妈就能看见你了。像花朵一样把你紧紧抱在身体里养育了十个月的妈妈……亲爱的孩子,爸爸是多么欢迎你来到这个世界上啊,可是爸爸也很担心你妈妈,担心得快要疯了。你不要把妈妈弄得太累了!希望你能像花开那样,自然而然地从妈妈身体里绽放出来,不出任何问题——
爸爸真的很希望会那样啊!
남자의 표정은 사막을 건너온 사람 같았다. 유일하게 살아 움직이는 눈빛만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그는 이제 나무도, 기울어진 하늘도 보지 않았다. 자신의 속을 들여다보는 듯 고요한 눈동자 주위엔 푸른 그늘이 드리워졌다. 그는 자신의 머리와 가슴속에 고인 기억과 감정들을 크고 맑은 눈동자 위로 천천히 길어 올리고 있는 것 같았다.
10년도 넘은 장면들을.
男人的表情好似一个刚刚穿越沙漠的人,脸上惟一活动的是湿漉漉的眼睛。但现在,他的眼里既看不到树,也看不到倾斜的天空。他那深邃的目光似乎在透视自身,眼球的周围渐渐蒙上一层阴影,好像正在汲取深藏在头脑和心底的记忆与情感,投射到大而明亮的眼球上。
十年前的一幕幕情景清清楚楚地浮现在眼前……
单词:
1.아치형:拱形,弧形,弓形
2.매섭다:1.可怕,凶狠,厉害,凶2.严酷,严,厉害3.狠狠,严厉,猛烈
3.자락:1.下摆,边,角2.边,脚,麓3.片4.丝,缕,阵
4.꽃샘바람:春寒风
5.비스듬히:斜着,歪着,歪斜地,歪歪斜斜地
6.라일락:丁香
7.매만지다:1.收拾,整整,理理,整理,修饰,修饰修饰,拾掇
2.抚弄,抚摸,摆弄,理顺
8.꽃망울:花蕾,花苞,蓓蕾,花骨朵
9.드리워지다:1.悬垂2.降临3.浮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