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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之奥秘
日期:2009-03-24 16:33  点击:57

꽃이 피었다, 그의 카메라 속에서

  꽃의 신비라는 책(화보집)이 나왔는데, 얼핏 보기만 해도 눈이 휘둥그레진다. 우리 야생화라는 희귀한 주제에 대형(가로 42cm 세로 29.7cm) 장정. 세 권이 한 질인데 총무게만 14kg이다. 여기에 선명한 인쇄와 매끄러운 영문 번역과 부록 DVD 등. 저자와 출판사(한국몬테소리)의 열정과 고집이 책을 둘러싸고 있다. 가격은 한 질에 45만 원.

외관보다 더 놀라운 것은 막 움직일 듯한 꽃의 생태를 담은 사진들이다. 그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꽃이 말을 걸어오고 그윽한 향기를 풍기는 것 같다.


저자는 사진작가 김정명(61) 씨. 한국 야생화 전문 작가로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한국 사진작가들이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도 외국에서 사진 한 장에 100만 원을 넘게 받는다. 사진 저작권 및 인세, 강의료 등을 합하면 연간 수입이 3억 원을 웃돈다.


그는 한국의 야생화를 25여 년간 찍어 왔다. 1995년 이후 매년 주제별로 야생화 사진집 겸 달력을 내 13집에 이른다. 이 사진집은 꽃사진 지침서로 통한다.


이번에 낸 책은 그 사진 일부와 미발표 작품들을 집대성한 것이다. 번역은 미국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는 큰딸 시내(35) 씨와 미국인 사위가 맡았다.


7년 전 둘째 딸 나리(32)가 금고에 보관했던 필름들을 우연히 보고 묻기에, 나 죽으면 무덤에 넣어 달라며 그냥 두라고 했어요. 그 가치는 아는 사람만 알 거 아닙니까? 그런데 그 아이가 책으로 내야 한다고 지인한테 말한 게 퍼지면서 출판사 대표의 부탁을 받았죠.


꽃의 신비는 식물도감도 화보집도 아니다. 식물의 생태를 생생히 기록한 사진 다큐멘터리다. 김 씨는 길을 가다가 새 꽃을 보면 그 자리에서 비닐을 덮어 쓰고 며칠씩 지내며 꽃에게 말을 걸었다. 20일 넘게 한자리에서 지켜본 적도 있다. 그러다 보면 그 꽃이 웃기 시작했고 자신을 열어 보였다.


그가 찍은 사진들이 좀처럼 보기 어려운 꽃의 표정을 담고 있는 이유가 이것이다. 산수국 개다래 바위구절초가 꽃가루받이를 전후해 변화하는 순간, 진달래와 철쭉의 차이, 겨우내 꽁꽁 언 땅을 자신의 체열로 녹이며 고개를 내미는 복수초 등. 그는 식물학자보다 훨씬 더 꽃을 잘 아는 쟁이로 통하고, 그 스스로도 꽃 학명과 생태를 기록하는 데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책 제작 비용만 10억여 원에 이른다. 해외에서 출판하자는 제안도 받았으나, 한국몬테소리의 김석규 대표는 무슨 소리냐. 이런 책은 내려면 한국에서 내야 한다. 내고 싶을 때 언제든지 연락하라며 거액의 선금부터 보냈다.


놀랍게도 이 책은 두 달여 만에 1500여질이나 나갔다. 비싸고 무겁고, 많이 나가리라 생각지도 않았는데, 우리에게도 외국에 자랑할 만한 책이 나왔다며 팬레터를 보내 준 독자도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도 주문이 있어 협의 중이다.


김 씨가 한국 야생화에 고개를 파묻은 이유는 한국의 멋을 찾아내려는 욕심 때문. 한때 굿 사진 전문 작가 고 김수남 씨와 함께 한국의 전통을 찍으러 다니기도 했고, 20여 년 전부터는 독도의 생태 변천사도 담아 왔다.


김 씨는 요즘 식물사진작가협회 회원들과 한국 식물의 생태를 담은 관찰일기를 제작하고 있다. 이 또한 해외에서 먼저 제안이 들어왔는데 완성되면 책과 동영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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