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낯익은느티나무
여동생 : 오빠, 피곤하지? 반나절이나 차에서 시달렸더니 허리도 아
프고 배도 고프고"..
오 빠 : 그래도 오랜만에 흙냄새를 맡으니 날아갈 것 같은데….저
논의 황금물결 좀 봐. 여기 살 땐 통 몰랐는데, 역시 자연
이 좋기는 좋구나.
여동생 : 이 느티나무 밑에서 술래잡기하다가 물에 빠진 생각나? 왜,
그 때 새 한 복 을 다 버 려 가지고둘이 벌섰잖아.
오 빠 : 넌 참기억력도좋구나.그보단네가그날밤에 열이 오르
고 막 헛소리를 해 대서 난 어린 맘에도 얼마나 걱정이 됐
는지 밤을 꼬박 새웠단다.
여동생 : 난 첨 듣는 얘긴데….어려서 난 항상 곁에서 오빠가 지켜
주니까 괜히 삐기고 돌아다녔지 뭐. 왜 나만 보면 부러워하
던 단짝 친구 미영이는 우리 집에서 살다시피 했많우. 그땐
철이 없어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개가 오빠를 짝사랑
했었나 봐.
오 빠 : 예나제나 수다는 여전하구나. 얘, 서두르자. 아버지, 어머니
깨서 대문을 열 번도 더 드나드셨겠다.2 제 51 과 고향
머나먼 고향
이 선생 : 제가 또 깜빡 잊었군요. 선생님을 이 곳에 모시고 오지 말
았어야 하는 건데….
김선생 : 가지 말까 하다가도 금방 마음이 변하거든요. 전여기로
학생들을 데리고 을 때마다 후회를 하곤 하지요.
이선생: 왜 안그러시겠어요?선생님의 아픈심정을어느누가알
겠습니까? 부친께서 생존해 계시다면 저쪽 산 너머 그 곳
에서도 똑같은 생각을 하시고 계실 겁니다.
김 선생 : 너무 연로하셨으니 이젠 만나 될 희망을 버려야겠조. 지금
은 영 딴나라같이 되어버렸지만그래도여기 오면 아버
님이 가까이 계신 듯이 느껴져요.
이 선생 : 이제는 마치 이곳이 관광명소같이 되었으니.... 정말 저쪽
에 고향을 두고 온 분들에게는 뼈를 깎는 듯한 아픔일 거
에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생당한 분들이 너무도 많
군요.
김 선생 : 이제 와서 누구를 원망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
곳 비무장 지대에서 사는 새들은 자유롭게 이쪽 저쪽을
넘나 들겠지요?
이선생: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서 이런슬픈일이 없어져야할텐
데요.
김 선생 : 제가 이 선생님까지 우울하게 만들었군요. 우리 화제를 바
꾸어 기분전환합시다.제 51 과 고향
훨. 타국에서
ᅵ교환교수로 미국에 온 이 교수는 어.
저녁 초대를 받았다.ᅳ
날 한인교회 신자들로부터
박 목사 : 이 교수님, 객지에 계시니 고생이 많으시지요? 저희들이
오늘은 특별히 한식만 준비했으니 많이 드십시오.
이교수: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고향 분들하고 모여서 이렇게 정담
을 나누고 우리 나라 음식을 먹으니 마치 고향 집에 온
것같이 푸근하군요. 그런데, 이런 음식 재료는 다 어디서
구하시는지요?
박 목사 : 여기서도 찾아 보면 없는 것이 없조. 마음만 먹으면 뭐든
지 해서 먹을 수가 있어요.
이 교수 : 여기 오신 지 10년이 넘으셨는데도 음식맛은 그대로군요.
박 목사 : 어디 음식뿐입니까? 이제 이곳 생활에는。는무 지장이 없
을 정도로 익숙해졌지만 우리만이 가진 음식맛이나 고국을
향한 애정은 날이 갈수록 더 진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 교수 : 저도 서울을 떠나오기 전만 해도 이토록 내 나라, 내 집이
좋은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박 목사 : 살아가느라 모두 바쁘지만 가끔씩 시간을 내서 고향에서
오신 분들하고 우리 말로 얘기를 나누면서 향수를 달래
보지요. 아,참, 이 교수님을 꼭 뵙고 싶어하는 분이 있는
데 만나시면 아마 놀라실 겁니다.
이교수: 그 분이 누군데요?4 제 51 과
할머니 :
이 교수 :
할머니 :
이 교수 :
할머니 :
이 교수 :
할머니 :
이 교수 :
고향
^ 고향 사람
혹시 서울에서 오신 이인수 교수가 아니신가요?
예,맞습니다만 절 어떻게 아십니까? 어디서 많이 된 것
같은데요.
아이구, 틀림없군요. 원,이렇게 반가울 데가 어디 있담.
옛날에 수원에서 댁과는 담 하나 사이로 한 집같이 지냈
표. 자세히 보니까 어렸을 적 모습이 남아있군요.
아, 네. 저 김주한 박사 자당이시군요. 몰라뵈서 죄송합니
다. 그렇지 않아도 소식이 끊어져 어떻게 하면 필수 있을
까 했는데요.
우리 둘째 애가 집에 와서 하는 말이,아무래도 선생님이
틀림없다기에 내가 확인하러 일부러 이렇게 왔다우. 참 어
르신께서는?
연로하시지만 두 분 다 건강하세요. 요즘은 고향에 있는
농장을 돌보시느라 바쁘십니다. 그런데 언제 한번 고향에
다니러 안 가세요?
왜 안 가고 싶겠나? 한번 간다 간다 하면서도 여태 못 갔
지. 아이들이야 여기가 제2의 고향이라지만 나야 꿈에도
못 잊는 그 곳이 고향이 아닌가? 자나깨나 눈 앞에 어른
거리지.
언제 한번 꼭 가셔서 제 어머님하고 회포를 푸셔야지요.제 51 과 고향
고향
우리들은 나이가 들수록 고향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나이가 들
어서 뒤를 돌아다 보는 것인지, 아니면 과거를 회상함으로써 아득하고
도 그리운 고향을 더듬는 것인지 어쨌든 어제의 일을 다시 그려보면
서 마음의 평안을 찾는다. 그리고 이런 심정이 되면 과거를 미화시키
고, 다시는 누려 볼 수 없는 행복했던 감정을 기억에서 되살려 내어
옛 생각에 잠긴다. 그것은 마치 화가들이 자기의 작품 속에서 지난
날의 인상을 더듬는 것과도 비슷할 것이다.
고향이 그리운 것은 자연이나 환경 때문만은 아니다. 풍속과 습관
이 합쳐진 조화로운 삶의 분위기가 그대로 우리들의 고향으로 가슴에
남아 있다.
고향의 내음은 그 내용이 풍부하고 영원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들의
향수 또한 아름답고 유구한 것이 아닐까?
고향! 불러 보기만 해도 얼마나 다정다감한 말인가?
고향이 없는 사람도 있을까? 고향을 그리워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까? 일생을 한 곳에서 자라고 또 거기서 죽으면 고향이 그립다는 느
낌 같은 것은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거기서 떠나 있을 때 비로소 산
과 넷물과 나무가 정겨운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나타날 것이다. 어릴
때 같이 놀던 동무들과 함께 동심을 나누던 추억의 고장, 포근한 어
머니의 품처럼 안기고 싶은 곳이기에 고향은 그 누구의 가슴에서도
지워버릴 수 없는 곳이다. 그 곳에 두고 온 그 많은 사연을 생각하면
정답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