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직 시험 응시
정 교수 : 어서 와, 수경이. 점점 예뻐지는 걸 보니 좋은 일이 있나
보군. 참,진수 군도 잘 있겠지?
수 경 : 예,잘있어요,선생님.자주찾아뵙지못해서죄송해요.연
구하시는데 혹시 방해가 되지나 않았는지요?
정 교수 : 아니야. 몸이 안 좋아서 쉬려던 참이었어. 지난번 제일 회
사 시험은 경쟁이 너무 심했지? 더군다나 남자 사원을 우
선적으로 뽑았다고 하더군.
수 경 : 워낙실력 있는 남자들이 많아서 따라갈 수가 있어야조.
학창 시절에 엉터리로 공부한 벌이조, 뭐.
정 교 수 : 우리 과의재원인수경이가취직시험에 몇번떨어졌다고
풀이 죽어서야 되나. 용기를 내요. 신문을 보니까 기자 모
집을 하던데,내가 추천을 해 줄 테니까 다시 해 봐요.
수 경 : 사실은 저도 기자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선생님. 칠전팔기
의 정신으로 다시 응시해 보겠어요.
정 교수 :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요. 내가 적극 밀어 줄 테니까 한번
해 봐요.
수 경 : 선생님,감사합니다. 선생님의 기대에 어굿나지 .않도록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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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다하겠습니다.
1. 면접 날
김 부장 : 시험도 잘 보시고 재학 중에 공부도 잘 하셨군요. 정 교수
님의 칭찬도 대단하시던데요. 우리 신문사를 지망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수 경 : 전어려서부터 문학을좋아했고,학교활동도이 방면에서
많이 했습니다. 가능하다면 여기에서 평소의 제 꿈을 키워
보고 싶습니다.
김 부장 : 교내 신문 기자를 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지
요?
수 경 : 학교신문이니까일반사회에서 다 룰 수 있 는 다 양 한 기 사
나 사건보다는 학문적인 기사를 취급해야 하는 경우가 많
았습니다. 그런 제한된 활동이 어려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 부장 : 우리 기자들은 때로는 낮과 밤이 바뀔 때도 있는데, 그걸
여자로서 이겨낼 수가 있을까요?
수 경: 기회만주어진다면,그런 건 다 감 수 할 수 있 습 니 다 . 여 자
라고 해서 남자들이 하는 일을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합
니다.
김 부장 : 결혼해서도 가정과 직장을 다 잘 이끌어 갈 자신이 있습니
까?
수 경 : 저는가정도중요하지만.저 자신을위한삶이 더 중요하
다고 생각합니다.제 42 과 일과 보람 35
취직 시험 발표
어머,진수 씨, 일찍 오셨군요. 많이 기다리셨어요? 난 정
확히 제 시간에 온 것 같은데.
눈이 올 듯하길래 집에서 일찍 나왔어. 심심해서 차를 두
잔이나 마셨지.
그Ͽ,자리값은 했으니까 이 어두컴컴하고 시끄러운 곳에
서 나가요. 산책도 할 겸 근처 공원으로 나가는 게 어때요?
그 방랑벽은 언제쯤 고치지? 하긴 기자가 소원이라니까.
그래, 면접 시험 본 결과는 언제 발표한대?
일주일 후에 집으로 합격 통지서를 보낸대요. 물론 신문에
도 발표한다는데, 어쩐지 일이 잘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김치국부터 마시지 마. 하여간 붙어야 내가 한턱을 크게
얻어먹을 텐데.
진수 씨야말로 김치국부터 마시지 말아요. 한턱 낼 사람은
꿈도 안 꾸고 있는데.
뭐야? 설마 모르는 척하고 지나가는 건 아니겠지?
^ 일하는 보람
교수님이 밀어 주신 덕분에 오늘 첫 봉급을 탔습니다.
추천서 한 장 써 준 것 가지고,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선물까지 사 오나?36 제 42과 일과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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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경 : 회사 입사 시험에 낙방하고 정말 실망했었는데, 지금 생각
하면 천만다행이에요.
교 수 : 수경이가 신문사 일에 퍽 재미를 느끼고 있는 모양인데.
어때? 할 만한가?
수 경 : 아직은 햇병아리 사원이라서 별로 하는 일 없이 뛰어 다니
기만 하지만, 그래도 보람을 느껴요. 처음엔 과연 제 힘으
로 해 낼 수 있을까 하고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교 수 : 욕심부리지 말고 서서히 배워 나가도록.해요. 서둘러 먹는
밥에 체한다고, 병이 나는 날엔 모처Ͽ의 기회를 놓칠 수
도 있으니까. 그런데 대우는 어떤가?
수 경 : 신문사 형편이 과히 좋지 않은가 보더군요. 하지만 대우가
좋고 나쁜 걸 따지고 싶지가 않아요. 다만 배운 걸 쓸 수
있다는 게 행복할 뿐이에요.
교 수 : 오랜만에 기분 좋은 이야기를 듣는군. 수경인 늘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믿음직스러워.
1. 직업
수경은 석사 학위를 받았지만 웬일인지 마음이 무거웠다. 전공을 살
려서 무엇인가 자신만의 일을 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처음에는 의욕에
차서 취직 시험을 보았다. 그러나 가는 곳마다 지원자가 많아서 그런
지 합격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웠다. 그렇게 취직하기가 어려워서
는 그 동안 공부한 것이 후회스Ѐ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집에
서 빈둥빈둥 노는 것보다는 전공과 거리가 먼 일자리라도 있었으면제 42 과 일과 보람 37
좋겠다고 생각했다.
생각다 못해 수경이는 정 교수님을 찾아 뵙고 마땅한 일자리가 있
으면 추천해 달라고 말씀드렸다. 교수님은 대부분의 여대생들이 졸업
하면 가정으로 들어가 고등 교육을 받고도 인력을 낭비하는 게 안타
깝다고 하시고, 여성도 남성과 같이 사회 참여를 해야만 평등한 사회
를 이룩할 수 있다고 하셨다.
교수님은 이어서 올바른 직업관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다. 직업욜
가짐으로써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적성에 맞는 직업에 종
사함으로써 자기의 소질을 살리고 훌륭한 사회인으로서 사회에 보탬
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직장을 고를 때는 수입의
많고 적음도 고려해야 하지만, 자신의 소질이나 능력을 감안해서 보람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하셨다. 직장이 맞지 않는다고 해서 자주 바
꾸는 일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하시고, 일시적인 유행이나 인기를
끄는 직업보다는 가능하면 평생을 두고 종사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
하라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