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준호 씨와 장문 씨는 옷가게에서 만났습니다.
장문: 존호 씨, 날이 무척 덥습니다.
준호: 네, 그래서 시원한 옷을 하나 사려고 왔어요.
장문: 에어컨이 없이는 살 수가 없군요. 소나기라도 내리면 좀 시원하겠는데 말이죠.
준호: 베이징이 서울보다 조금 더 기온이 높군요.
장문: 네, 40℃가 넘을 때도 있으니까요.
준호: 이렇게 날씨가 더우면 사람들이 일을 하기가 힘들지요. 쉽게 지치고, 짜증도 많이 나게 되고요.
장문: 네, 한국에서는 ‘더위를 먹는다’고 하던가요?
준호: 맞습니다. 더위에 몸이 많이 허약해지고 지쳤을 때, ‘더위 먹었구나’하고 말을 합니다.
(2) 유민 씨와 최지애 씨는 바닷가에 왔습니다.
유민: 와, 사람 정말 많구나.
지애: 정말 그렇네. 다들 더위를 피해서 이리 왔구나.
유민: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여름을 보내?
지애: 뭐, 비슷하지. 산이나 바닷가로 피서를 가서, 일에 지치고 더위에 지쳤던 몸을 좀 쉬게 하고 오지. 하지만 오고가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는 사람도 많아.
유민: 오고가는 게 힘들다니?
지애: 유명한 산이나 바닷가에는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서, 도착하기도 전에 차 안에서 지치는 경우가 많거든. 또, 숙소도 구하기 힘들 때가 있고.
유민: 그렇구나. 지애 너는 어떻게 지내는데? ‘너만의 피서법’이 있으면 좀 알려 줘.
지애: ‘나만의 피서법’이랄 게 뭐 있겠어? 나는 멀리 가는 건 힘들어서 싫어해. 대신 냉방 시설이 잘 돼 있는 영화관에 가거나, 시원한 찻집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지. 돈도 얼마 안 들고, 시원하고,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지.
유민: 정말, 그렇게 하는 게 더 실속 있겠다.
지애: 우리 할아버지 피서법 알려 줄까? 날이 더워지면, 대야에 찬물을 담아서 나무 밑으로 가져가셔. 그리고는 그늘에 앉으셔서 대야의 찬물에 발을 담그고 ‘삼국지’를 보시는 거야. 그럼, 더위라고는 아예 잊으신대.
유민: 멋지다. 더위도 쫓고, 책도 읽고, 돈도 안 들고.
지애: 하하, 그렇구나. 내 피서법보다 더 좋구나.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삼조네.
(3)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 기후 지역입니다. 여름에는 덥고 습하며, 겨울에는 춥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됩니다.
더운 여름이 되면 질명에 걸리기도 쉽고 더위에 지쳐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학교는 방학을 하고, 직장인들은 휴가를 얻습니다. 온 가족이 모여서 모처럼 여행을 하며 더위를 피합니다. 그러나 피서를 가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극심한 교통 체증을 겪게 되어 집에 있느니만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즐겨 찾는 피서지는 역시 해수욕장입니다. 내리쬐는 햇살 속에서 바닷물속에 몸을 담그고 수영을 하면 더위를 잊을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계곡이 있는 산을 찾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계곡을 흐르는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앉아 있으면 땀이 쏙 들어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간 도시에서 여유 있게 자신만의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냉방이 잘 되는 곳을 주로 이용하면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기도 합니다. 더위로 인해 떨어진 체력을 보충해 줄 수 있는 음식을 먹으며 건강을 회복하기도 합니다. 특히 초복, 중복, 말복에는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먹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도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는 것에 비해, 농촌에 있는 사람들은 한여름에도 쉴 틈이 없습니다. 이런 농촌을 돕기 위해 여름 방학 때 농촌 봉사 활동을 자원하는 대학생들도 많습니다. 방학 때 농촌에 가서 농사일을 돕다 보면, 농민들의 생활을 이해하게 되고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먹던 밥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