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준호 씨와 왕동 씨는 함께 서점에 갔습니다.
왕동: 준호 씨, 한시에 관한 책들은 이쪽에 있습니다.
준호: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혼자서 오려고 했지만 용기가 안 났었는데, 이렇게 왕동 씨가 도와주니 정말 감사합니다.
왕동: 천만에요, 저도 마침 한국 문학 작품을 사려던 참이었어요. 그런데 한시에 관심이 많으신가 봅니다.
준호: 네, 한국에 있을 떼에도 한시를 제법 많이 읽었어요. 특히 당나라 때의 시인 두보의 시는 여러 번 읽었습니다.
왕동: 그랬군요. 한자로 되어 있어서 어렵지는 않았나요?
준호: 어려웠지요. 처음에는 한 글자 한 글자 뜻을 아는 것만 해도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학자들의 연구서를 함께 읽으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또,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니까 처츰 깊은 의미를 알겠더군요.
왕동: 한시를 지어 보신 적도 있습니까?
준호: 하하, 아직 그 정도 수준은 못 됩니다. 읽는 것도 아직 완전하지 않은데, 어떻게 시를 지을 수가 있겠습니까? 모국어가 아닌 말로 시를 짓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더군다나 한시를 짓기 위해서는 한자의 운을 알아야 하는데, 그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왕동: 그렇겠네요. 근대 이후 중국의 시도 많이 읽어 보셨습니까?
준호: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기회가 닿으면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2) 유민 씨와 최지애 씨는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습니다.
지애: 무슨 책은 보고 있니?
유민: 한국의 소설을 보고 있어. 이광수의 ‘무정’이라는 작품이야. 너는 당연히 읽어봤겠지?
지애: 그럼, ‘무정’은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 봤을 거야. 재미있니?
유민: 응, 재미있어. 조국의 근대화를 위해 애쓰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야. 애틋한 사랑의 이야기도 재미있고.
지애: 한국어로 되어 있는데 어렵지는 않아?
유민: 조금 어려워. 여기 나오는 단어들 중에는 지금 한국 사람들이 잘 쓰지 않는 단어들도 있는 것 같아. 그래서 요즘 나온 책을 보는 것보다 조금 더 어려워.
지애: '무정' 말고 다른 책들도 많이 봤니?
유민: 응, 제일 열심히 본 것은 ‘한국 위인 전집’이었어. 한국의 역사에서 훌륭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어.
지애: 나도 중국의 위인들에 대한 책을 읽어 봐야겠다. 좋은 책 있으면 추천해 줘.
유민: 알았어. 저쪽으로 가 보자.
(3)
문자를 발명한 후,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주위의 사건들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록을 통해 선조의 경험과 지혜는 후세에 전해지고, 인류는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수많은 책들은 나보다 앞선 사람들의 생활과 사상을 알 수 있는 훌륭한 스승입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현명하고 지혜롭습니다. 어리석은 판단을 내리지 않으며, 성급하게 모든 것을 결정하지도 않습니다. 남을 이해할 줄 알게 되고, 세상의 많은 일들의 옳고 그름을 제대로 가릴 줄 알게 됩니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책들이 있습니다. 시인의 높은 정신을 담고 있는 시집이나, 흥미와 교훈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소설책과 같은 문학 작품들이 있습니다. 한 민족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역사책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비결을 알려 주는 책도 있고, 성공한 사람들의 체험담을 실은 자서전도 있습니다. 여러 학문 분야의 전문적인 서적들은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어렵지만 인류의 발전에 꼭 필요한 책들입니다.
책을 읽는 것은 억지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책을 읽는 것도 하나의 습관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책을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책을 읽는다면, 그것만큼 괴로운 일도 없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책을 가려 읽는 것도 중요합니다. 오랫동안 기억할 만한 좋은 내용이 담긴 책을 찾아 읽는 것이 좋습니다. 읽을 때는 재미있는데, 읽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책은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더 좋지 않은 것은, 그릇된 생각을 그럴싸하게 포장하여 많은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책입니다. 좋은 책을 가려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문가의 추천을 참고하는 것입니다. 또, 선생님이나 선배들의 조언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텔레비전과 영화 등 영상 문화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점차 책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종이로 된 책보다 컴퓨터에서 더 많은 것을 얻게 되었습니다. 종이로 된 책장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화면을 보면서 마우스로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고 있습니다. 정보화 사회가 발전할수록 종이로 된 책을 줄어들 거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컴퓨터로 읽는 책은 종이로 된 책보다 편리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손에 책을 쥐고 읽을 때의 뿌듯한 기분은 느끼기 어렵습니다.
친구의 생일 선물로 시집을 한 권 선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곱게 말린 꽃잎을 책갈피 사이에 넣어서 함께 선물한다면, 작지만 소중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