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노태우 전 대통령은 이렇다 할 특징이 거의 없었어요. 정상회담에서 어떤 말을 하셨는지 제가 기억이 나지 않는 걸 보면 특징이 없던 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사투리 억양이 강해서 저 뿐 아니라 모든 통역사들이 조금 어려워했습니다. 사투리도 강한 사람이 있고 약한 사람이 있지만, 김 전 대통령의 경우는 사투리가 강하신 편이었죠. 하지만 억양 때문이지, 모든 대통령들이 다들 말씀을 잘하셨습니다.”
첫 순방길에 오른 이명박 대통령의 화법에 대해 물어보았다. 최정화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프랑스 환경장관과의 회담에서 통역을 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화법에 대해 그는 “소탈하고 편안한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당시 프랑스 환경부 장관과의 대화가 정상회담 형태가 아니었지만, 통역하기 아주 편했던 분입니다. 주제를 돌려 이야기 하지 않고 그대로 꺼내는 스타일이에요. 하지만 자신의 논리를 갖고 이야기 하셨죠. 소탈하면서도 논리가 있는 대화였습니다.”
최 교수가 두 번째로 이 대통령을 만난 것은 그가 이사장으로 재직하는 CICI(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 연구원)에서 주최하는 행사의 수상자로 왔을 때다. 당시 프랑스, 영국, 일본, 러시아 대사를 만나는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완벽하지 않지만, 영어로 대화를 했다고. 최 교수는 “그때 모습을 떠올리며 이 대통령이 당선 후 영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이해했다”고 말했다.
[출처] [통역사] 통역사는 이렇게 만들어진다|작성자 바르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