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 전부터요. 전에 살던 동네에 이더숍(etheshop)이 있었거든요. 옷 가게 앞을 지날 때면 나도 모르게 멈춰 서서 홀린 듯 보곤 했어요. ……
도도하고 우아한 드레스들은 마치 나와는 다른 세상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 옷만 입으면 왠지 그 아름다운 세상으로 나도 들어갈 수 있을 것만 같았구요. 하지만 나한테는 꿈보다 더 멀고 아득한 일이었어요.
왜? 돈이 없어서?
네, 뭐. 그것 말고도 여러가지 사정이 있었어요.
하긴 뭐 노숙의 취미엔 극빈층에 사 입을 수 있는 옷은 아니지. 그게 다야?
그러다가 저번 페션쇼 때 드디어 꿈에 그리던 선생님의 옷을 입었는데 뭐랄까 이상하게 날 위해 만들어진 옷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디자인은 칼날같이 차갑고 엄격한 느낌인데 막상 입었더니 신기할 정도로 가볍고 편안했거든요. 오랜 시간 날 기다리고 있던 옷이 반갑게 맞아주는 느낌이었어요.
그런게 망상이지. 조현병 초기 현상이야. 요즘에는 약물로도 어느정도 치료가 가능하니까 어서 병원이나 가 봐.
이렇게 선생님이 날 무시하고 꼬집는 말만 하지만 나는 그게 전부 진심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인간을 혐오하는 사람이 타인을 배려하는 섬세하고 상냥한 옷을 만들 수는 없거든요.
아, 그래? 정말 그렇게 생각해?
네.
什么时候开始穿我做的衣服成为有意义的事情了?
很久之前开始。以前我住的小区里有一个商城。每当经过衣服店门口的时候不由自主地停止脚步就像中魔似的看着它。
高傲而优雅的礼服好像存在于和我不一样的世界里。只要穿上那些衣服,好像觉得我也可以进入那个世界。但是对我来说比做梦还遥远的事情。
为什么?因为没有钱?
啊,是。除了钱之外还有其他原因。
当然作为露宿街头者的兴趣来说,并不是贫困层都能穿的衣服。这就是全部?
上次时装秀中终于穿上了梦寐以求的老师的衣服。怎么说呢,很奇怪的是好像为我而做的衣服。设计像刀刃一样冰冷严格,但是真穿上身上很神奇地轻便而舒服。很长时间等待我的衣服欢迎我的感觉。
那个是妄想。精神分裂症初期现象。最近用药物也可以治疗到一定程度,赶紧去医院看看。
老师这样只说无视我掐我的话,但是我想这个不全是你的真心。厌恶人的设计师是不能做出关怀别人的那种细致又亲切的衣服。
啊,是吗?你真的那么想?
是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