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 라디오 B스튜디오
CUT IN.
광고가 나가고, ON AIR 사인이 꺼진다.
덥수룩한 수염, 넥타이 없이 풀어헤친 앞섶, 과음 후 바로 출근한 모양새의 윤영화.
윤영화(토크 백)
뭐예요, 지금?
라디오PD(토크 백)
(허둥지둥) 잠깐만요. 이거 전화가 안 끊기는데?
(엔지니어에게) 야! 저기 뒤로 넘어가서 선 좀 봐봐.
청취자(전화)
여보세요! 왜 사람 말하는데 막 끊어요? 예? 제가 뭐 잘못 했어요?
다급한 라디오작가가 직접 수화기를 들더니,
라디오작가(전화)
아 그게 아니구요, 저희가 방송을 계속 해야 해서 그러는데, 전화 좀
끊어 주실래요?
# 남은 광고시간 1분 50초
청취자(전화)
방송을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되지! 이게 무슨 싸가지야?
사람을, 어? 이상한 사람 취급하고, 진짜 불쾌해서… 아까 윤영화씨
어디 갔어? 윤영화씨! 거기 있는 거 다 알아!
윤영화, 숙취 해소 음료를 한 번 들이키다가 내려 놓곤,
윤영화
선생님? 죄송합니다. 통화 그만 하겠습니다.
청취자(전화)
내가 할 얘기가 있다는데, 내 입으로 말도 못합니까?
조종실의 라디오PD와 제작진은 전화회선 문제를 파악하느라 부스 안 상황을 신경 쓰지 못한다.
윤영화(토크 백)
아직 안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