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난로에
모닥불이 탄다
그 앞에 어색하게 앉아있는 두 사람
수아 .....
정현 .....
수아 호적 팔께
정현 !!
수아 파라면 파구, 죽으라면 죽으께
정현 ...
수아 그래도 안돼?
정현 (굳게 마음먹고) 안돼
수아 나, 재벌 딸 싫어
그게 벼슬이고 감투라면
당장 벗어던지고 싶어!
내 맘 알아? 열 살 때 엄마 죽고
줄곧 아빠랑 둘이 살았어.
일년 열 두달 중 반은
비행기 안에서 사시는
아빠 기다리면서!
정현 (안쓰러운 마음 애써 감추는) ....
수아 (계속) 시중드는 사람 많은 밥상에 혼자 앉아서 먹는 밥,
나 싫어!
평생, 오빠랑 어머니랑 도란도란 그런 밥상에 앉고 싶어!
왜 내 마음을 그렇게 몰라?
정현 (흔들리는 마음 다잡는)
수아 (계속) 그림 포기하고,
유학 포기하고,
오빠까지 포기해야 한다면
나 죽어, 차라리 죽을래!!
정현 (터지려는 마음 다잡고 다잡는)
수아 (울면서)
있는 집 태어난 게 죄야?
말하기 힘들어 못했던 게 죄야?
아님 오빨 사랑한 게
용서받지 못할 만큼
지독한 죄야?
이제 와서 나보구 끝내자구? 그래, 끝내.
나 죽이고 끝내 오빠 근데... 근데 나 살고 싶어. 살고 싶거든?
오빠랑 어머니랑 모시구 남들처럼 평범한 행복 느끼면서
그렇게 살구싶어. 살게 해줘.
나 살게 해줘, 오빠아.
웅웅웅
소리내어 우는 수아.
마침내 더는 못 참고 수아를 와락 끌어안는 정현의 모습에서
러브 테마 시작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