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글보글 끓고 있는 청국장, 노릇노릇
잘 구워진 고등어.
귀빠진 둥근 밥상에 둘러앉아
따뜻한 저녁을
먹고 있는 세 사람
명숙 (밥 먹다 수아에게 눈짓, 턱짓)
수아 (눈 맞추고) 오빠!
오빠 월급이랑 내꺼 합치면
한 삼년 후면
전셋집 정돈 얻을 수 있을까?
정현 뜬금없이 무슨 소리니 그게?
명숙 (혼잣말처럼) 아유- 둔하기는.
수아 어머니 오빠 장가가면
정말 혼자 사실 꺼예요?
명숙 그래- 정현이 너 주고,
나 혼자 편히 살 거야.
수아 오빠 없음
누가 어머니 업어서 재워드려요
명숙 만들면 되지, 업어줄 남자
수아 이 남자 아님
세상에 그럴 남자 없어요,
꿈 깨세요, 어머니!
명숙 글쎄, 정현이 너 준대두!!
수아 같이 쓰자니까요!!
정현 (푹푹 밥 먹다가)
듣자 듣자하니까 내가 물건이야? 쓰다만 건전지야?
차라리 둘이 살어요, 둘이!
수아 (명숙을 보고 쿡 웃으면)
명숙 그랴 그럼,
(수아에게) 너 은제부터
내 메누리 되는 거여?
수아 글쎄요 (정현 쓱 보면)
정현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명숙 대신 프로포즈했다 인석아.
니가 하도 더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