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을
날카롭게 찌르는 헤드라이트
정면을 향해
맹렬히 달려오는 꽃으로 장식된
정현의 자동차.
그 뒤
사이렌을 울리며 경광등을 번쩍이며 조수사관의 차와 경찰차들 추격해 온다
차 안, 정현의 이마에 흐르는 땀
더욱 속도 내어
다리 위를 질주한다
정현의 시야로
맞은편 다리 끝쪽에서도
경찰차들 몰려오고
그 뒤로 바리게이트를 설치하고 있는 모습과 도열한 전경들이 총구를 겨누는 모습들이 보인다.
급브레이크 밟으며 서는 정현의 차,
멈칫 뒤를 본다
서서히 압박해오는 조수사관의 차와 경찰차들, 앞을 보면 자신을 향해 겨누어지는 총구들.
이 모습 빠르게 스케치 되다가
한순간 용수철처럼
차 밖으로 뛰쳐나가는 정현. 다리 난간에
붙어 선다.
경찰들, 자석처럼 우루루 정현을 향해 몰려오면,
정현, 아래를 내려다본다.
다래 아래는 소용돌이치며 흘러가는 아득한 강물 돌아보면
그를 에워싸고
점점 접근해오는 경찰들.
마침내 다리 난간을 타고 오르는 정현
정현, 자신의 암담한 현실을 본다.
옥죄고 있는 경찰들. 위협적으로 들려오는 싸이렌 소리.
막막한 다리 위.
깊고 아득한 한강물... 정현, 하늘을 본다. 내리쬐는 태양... 하늘을 우러러보다 눈을 감는 정현.
수사관과 경찰들
점점 다가간다. 미동도 않고
난간 위에
가만히 서있는 정현.
정현의 바로 근처까지 다가가는 경찰들...
순간- 정현이 마치 추락하는 새처럼 그대로
한강 다리 아래로 떨어져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