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슴 차림의 젊은 황회장,
화안당 외양간의 소를 정성스럽게 돌보고 있다.
동규 (E) 50년 전 쌀 한섬을 새경으로 받아 서울로 올라가신
황, 만자, 복자 쓰시는 분이십니다.
수하(E) 황, 만자 복자?
소를 돌보던 성실한 모습의 젊은 황회장,
갑자기 표정 돌변하여 소고삐를 푼다.
수하(E) 아하~ 그 소 도둑놈?
어둠 속.
소 등에 쌀 한 섬을 지고 밤도망을 치는 젊은 황회장의 모습.
44. 다시 역전 다방
동규 (놀라 벌떡 일어나는) 네에? 저희 회장님이 소를 훔쳐 도망갔다구요?
그 바람에 수하의 가방, 바닥으로 떨어지고..
수하 그뿐인가요? 그 쌀도 새경으로 받은 게 아니라 훔친 거라든대요?
동규 (털썩 주저앉는, 말도 못하고 입만 뻥긋뻥긋)
수하 (여유) 그 시절에 소도둑이면, 멍석말이 당하고
곤장 맞아 죽을 일이라는 거 아시죠?
동규 (혼잣말) 어쩐지~! 당신이 직접 나설 일이 아니라고
몸 사릴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아우~~~
수하, 바닥에 떨어진 가방 집어 든다.
수하 (우아하게 일어나며) 그럼 전 이만 퇴청하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동규 애기씨! 애기씨, 잠깐만요! (따라 나가려는데)
이때 동규의 옷을 턱 잡는 손. 다방레지다.
레지 계산 하셔야죠?
동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