쨍강! 거칠게 찻잔 내려놓는. 보면, 상우고. 투자자와 마주 앉은.
상우 : 무슨 말씀 하시는 거에요 지금. 유상증자가 낼 모레에요.
공시까지 냈는데 자금을 빼시다뇨.
투자자 : 참 뻔뻔하시네.
상우 : !!!
투자자 : 첨엔 진대표 그런 스타일이 좋았는데 이젠 아주 질립니다. 유상증자만 하면 뭐해요.
드라마 시청률은 바닥이고, 배우들은 다 빠져 나가고, 겁도 없이 SBC랑 붙질 않나.
뭐 하나 믿을 구석이 없는데.
상우 : 신문 안 보셨어요? 그 건은 SBC 하고 오해가 있었다고,
투자자 : 오해? 난 뭐 귀도 없고 눈도 없는 줄 압니까? 누굴 바보로 아냐고!
내일부로 내 자금 회수 할 테니 그런 줄 알고 준비해요.
하더니 쌩- 나가버리는. 상우, 돌아 버리기 일보 직전이고 안 되겠다 싶어 옷 챙겨 들고
따라 나가려는데, 문 벌컥 열고 승아 들어오며
승아 : 진상우가 이렇게까지 쓰레기였어?
상우 : 넌 또 뭐야. 나 지금 시간 없으니까 나중에 와. (하고 나가려 하면)
승아 : (막아서며) 내 놔. 뭐 찍었는데. 나 뭐 찍었는데!
상우 : 왠 자다가 봉창이야. 뭘 내 놔.
승아 : 니가 이렇게 죽였구나.
상우 : (!!! 하얗게 굳는) 뭐?
승아 : 양소은 선배. 이렇게 죽였어. 아니야?
상우 : (서늘해지며) 그 입 안 닥쳐?
승아 : 나 뭐 찍었데. 찍지 말아야 할 거 뭔데. 일년 삼백 육십오일 찍히고 보여주는 게 내
일이야. 근데, 남들 보면 안 되는 거 뭔데! 대체 뭔 비디올 갖고 있길래 장기준이
다 죽어가! 나 뭔 비디오 찍었냐고!
상우 : 내가 뭘 찍어!
승아 : 본 사람 있다잖아!
상우 : 봤단 새끼가 누군데! (서늘한.. 씹어 뱉듯) 니 눈엔 내가 그렇게, 개새끼로 보이냐?
승아 : !!!
상우 : 비디오? 내가 찍었대? 그래. 이참에 하나 찍자. 이 바닥에서 사건이란 일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거거든. 큰 사건 한번 만들어 보지 뭐. 너랑 장기준이 날 그렇게
개새끼로 봤다니까 내가 왈왈 짖어 줄게.
승아 : (아닌가? 좀 당황하는...)
상우 : 국민요정? 웃기지 마. 그건 내가 만든 허상이야. 촌년 하나 데려다 요정도
만들었는데 으깨버리는 게 뭐 어렵겠어? 비디오? 만들어 보자.
널 그렇게 사랑하는 팬들이 너한테서 어떻게 등 돌리나, 니가 어떤 시궁창까지
처박히나, 얼마나 끝도 없이 추락 하나 똑똑히 지켜봐. 있지도 않은 비디오가
널 어떻게 갈가리 찢어 놓나 이 악물고 한번 견뎌보라고. 알았어?
승아, 부들부들 떨며 상우 노려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