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아 강물 오래오래 내려다보고 서 있는. 무언가 떠올리는....
<인터컷> - 기준 : 꽁알만한 게.... 그렇게 말도 안 들어 처먹더니....
승아 : (이런 씨!)
기준 : .....보고 싶었다.
승아, 표정 없이 강물 보는데... 그때, 누군가 옆에 와 서는. 기준이고.
기준도 강물만 보는. 두 사람 서로 같은 방향 바라보는데...
기준 : 타이틀 컨셉 봤어요?
승아 : ....아뇨.
기준 : 꽃과 소녀와 피크닉이래요. 달로 떠나는.
승아 : (그제야 보면)
기준 : 이감독님 괜히 상 받은 게 아닌가 봐요. 근사하죠.
승아 : (빤히 보다 강물로 시선 돌리며) 근사는 무슨. 뜬구름 잡는 컨셉이구만.
기준 : (아직 화났구나 싶고...분위기 바꾸려는 듯) 왜요, 뜬구름은 뭐 아무나 잡나?
여기 지금 낮달만 있음 딱 인데. 그죠. ...꽃도 있고... 소녀도 있고...
승아 : (떠들던지 말든지... 강물만 보는)
기준 E: 눈이 커서 겁 많아 보이고... 깻잎 머리가 썩 잘 어울리고....
승아 : !!!
기준 : 제2 외국어로 배운 러시아어를 멋지게 써먹던.... 말라깽이 소녈... 알거든요 내가.
근데, 그냥 기억 속에만 살게 둘 걸 그랬나 봐요.
승아 : !!!
기준 : (웃으며... 그래서 더 슬픈...) 더 좋은 기획사로 가요...
승아 : (헉!! 숨도 못 쉬겠고...)
기준 : 내가 날 아는데, 난 내가 다 옳다고 믿기 때문에 상대에게 내 뜻을 강요해요.
어떻게든 하게 만들죠. 난 내가 다 맞는 줄 알았어요. 승아씨 만나기 전까지.
근데, 망하는 덴 다 이유가 있는 거거든요.
승아 : !!!
기준 : 내 그릇은... 여기까지에요. 더 좋은 기획사로... 가요.
승아 : (너무 놀라 멍- 하니 보고 만 있다가...) 몇 시에요.
기준 : (보면)
승아 : 몇 시냐구요! 두 시 반까지 스탠바이 하랬잖아요. 무슨 매니저가 그런 것도 안 챙겨!
그런 건 매니저가 챙겨야죠. 내가 언제 장대표보고 틀렸다고 했어요? 나 그런 말 안
했잖아요. 빌지 말라고만 했잖아요! 빌어도 내가 빈다구요. 내가 하면 되잖아요.
하더니 털썩 쪼그려 앉아 손 가리고 아이처럼 엉엉 우는 승아고...
기준, 그런 승아 보며 미친 듯이 가슴 뛰는데... 안고 싶은 마음에 손 가져가 보지만
이내 치우고 마는... 그저 눈시울 붉히며 오래오래 우는 승아 내려다보는데.....
그런 승아와 기준의 머리 위로 벚꽃 잎 마구 흩날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