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륵 문 열리고 경민 들어서면,
봉식 : 어서오, (하다 인상 긋는) 귀신이 배가 불렀지.
경민 : (웃고. 뒤 보며) 들어오세요. 들어와.
하면 일행 차례로 들어오는. 영은 뭐야 여긴? 하는 표정이고 현수 오석 들어오고
성규 : (맨 마지막으로 들어오며) 난 끝까지 반대 했어. 진짜야.
경민 : 저희 지금 무지 배고파요 감독님. 반반씩 알아서 많이 주세요. 맥주두요.
영은 : (감독님? 의아하게 경민과 봉식 보는데)
(시간경과)
맥주와 닭 먹고 있는 일행들이고... 영은, 한 잔 쭉 들이켜고 잔 내려놓으며
영은 : 해외 대본 엔딩만 빼고 갔을 거예요. 다정이가 메일 보냈대요.
엔딩 씬은 버전이 세 갠데 간 김에 그냥 다 찍어 오면 어때요? 전에도 그랬는데.
경민 : 그래서 욕 엄청 먹지 않았어요? 엔딩 땜에?
영은 : (이런 씨!)
경민 : 어떤 어떤 버전인데요.
영은 : 일! 은석이 은형을 쿨 하게 호주로 떠나 보낸다. 동생 안녕... 행복해야해...
이! 은형이 뜨겁게 아파하며 혼자 몰래 떠난다. 언니 안녕... 행복해야해...
삼! 둘 다 보내지도 떠나지도 못한다. 그래서 둘이 잘 먹고 잘 산다.
무탈하고 편안한 진정한 안녕(安寧).
경민 : .....
현수 E: 전 2번요. 은형이 떠나야 더 멋있고 새로운 캐릭터로 기억될 거 같아요.
그래야 은형이 진정한 어른이 되는 거니까요.
오석 : 은형일 굳이 어른의 범주에 넣어야 할까요? 은형인 지금도 어른이에요. 관점이 다를
뿐이지. 보통 시청자들이 원하는 엔딩은 3번이죠. 저도 해피엔딩이 좋구요.
성규 : 뭔 소리야. 딱 봐도 1번이구만. 쿨 하게 각자 갈길 가야지. 시대가 어느 땐데 질척거려.
영은 : 감독님은요?
경민 : 4번 없어요? 아님 5번. 6번 있음 더 좋구요.
영은 : (이런 씨!! 도끼눈 뜨고 보는데 그때)
봉식 : (무 더 갖다 놓으며) 댁이 서영은 작가요?
영은 : (경민 계속 노려보며) 댁이 서영은 작가 맞는데 왜요?
봉식 : 현금으로 내고 가요. 돈도 잘 벌면서 카드 내지 말고. 돈 낼 사람 딱 보니 그쪽이네.
(키 테이블에 놓으며 성규한테) 배달 갔다 바로 퇴근할 거니까 돈 받고 문 닫고 가.
성규 : (동시에) 아씨. 나 약속 있는데.
경민 : (동시에) 저기 감독님.
봉식 : 너 멀었다 멀었어. 작가한테 4, 5, 6번 없냐기 전에 니가 갖고 있어야지 4, 5, 6번은.
(하고 봉지 들고 나가는)
경민 : !!!
영은 : 아까부터 궁금했는데 누구에요? 저 냥반?
경민 : 하던 얘기 하죠. 일단 대본도 대본이지만 부별 시놉이 있어야 할 거 같은데요.
영은 : 부, 부별 뭐요? (어이없고) 일부러 그러시는 거죠 지금. 나 골탕 먹으라고.
경민 : 중간 내용도 모르고 어떻게 엔딩을 찍어요. 알아야 배우들도 연길하고.
영은 : 중간 내용도 없이 마지막회 썼겠어요? 7부부터 15부까지 어떻게 흘러가는지 정리해
놨어요. 대본이랑 같이 갔을 거예요. 세장짜리.
경민 : 세 장요? 7부부터 15부까지가 세 장으로 정리가 돼요? 그걸로 어떻게 찍어요.
영은 : 왜 못 찍어요. (지갑에서 돈 꺼내 테이블에 놓으며) 다들 그렇게 찍어요.
어떤 감독님은 세장짜리 없이도 잘만 찍거든요?
(현수에게) 자기한테도 메일 갔어. 번역해서 대만 쪽 넘겨. (하고 가방 챙겨 나가는)
분위기 싸한.... 경민, 덤덤히 앉아있는... 성규, 재밌다는 듯 보는데.
경민 : 주말 쯤 타이틀 촬영하려구요. 스킨 톤이랑 화면 톤은 그때 잡았으면 좋겠는데요.
성규 : 성격 특이하네. 요즘 누가 타이틀 촬영을 따로 해. 30초 짜릴.
대충 본 촬영 한 거 몇 컷 갖다 쓰면 되지.
경민 : 홍감독님.
성규 : (불량) 에.
경민 : 왜 늘 말을 하다 말죠? 누가 타이틀 촬영을 따로 해? 몇 컷 갖다 쓰면 되지?
성규 : (당황) 아, 아니.... 내가 뭘?...요? 그리고 내가 언제 말끝을 올렸어?...요?
경민 : 컨셉 정하는 대로 연락드리죠. 더 마시고 와. (하고 가는)
성규 : 허- 와- 황당하네. (오석에게) 왜 저래. 원래 저래?
오석 : (정색) 아뇨?
성규 : (띵-) 가재는 게 편이다 이거야? (고개 절레절레) 아, 갑각류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