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 반찬통에 정갈하게 든 음식들. 옥심 잔소리하며 반찬 싸주는.
영은, 식탁 위에 대본 놓고 자기 생각에 빠져 옥심 말 들리지 않는....
옥심 E: 간이 짜도 자꾸 젓가락질 하면 금세 쉬니까 덜어 드세요.
다시마부각은 눅지니까 통 꼭 닫아놔야 하구요.
영은 : ..... (딴 생각하는...)
옥심 : 장조림은 기름 굳음 맛이 없으니까, (하다) 준희 엄마. (사이) 준희 엄마.
영은 : (정신 차리고) 네. 네?
옥심 : (못 마땅...) 빨래 통에 준희 엄마 옷은 하나도 안 뵈던데... 집에 통 안 와요?
영은 : 좀 바빠서요..... (봉투 내밀며) 이번 달도 수고 많으셨어요. 준희는요?
옥심 : 밥도 안 먹고 저러고 있어요. 민지랑 싸웠대요.
영은 : (의아한...) 민지가.... 누군데요?
옥심 : (아이구... 하는 눈으로 보면)
영은 : (무슨 눈빛인지 알겠고...) 새, 새로 사귄 친군가? (하고 가려는데)
옥심 : 준희 엄마 잠깐 여기 좀 앉아 봐요.
영은 : (왜 이러지? 앉는)
옥심 : 내가 처음 몇 달은 준희 엄마 뭐 하는 사람인지 몰라 그냥 있었는데 작가라면서요.
영은 : ...네.
옥심 : 나도 드라마 뭐 그런 거 하면 바쁜 건 알아요. 근데, 암만 바빠도 그럼 써요?
영은 : 예?
옥심 : 작가 아니라 작가 할애비라도 그렇지. 자식 보다 중한 게 어딨어요.
영은 : !!!
옥심 : 돈 버는 것도 좋고, 자기 이름 드높이는 것도 좋지만,
영은 : (당황스러운) 아주머니. 저 어디가 놀다 오는 거 아니에요. 무, 물론 무슨 말씀인진
알겠는데, 아니 다 떠나서 아주머니 보시기엔 제가 엄마 노릇 제대로 못하는
걸로 보이시겠지만 저! (울컥하는) 우리 준희.. 누구보다 걱정 많이 하고 신경 써요.
옥심 : 근데 민지가 누군지도 몰라요? 유치원부터 짝꿍이었다는데?
영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