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 입술 잘근 씹으며 들어오면, 텅 빈 연습실에 경민 혼자 앉아 있는.
영은 : (가방 집어 들며) 밥 안 먹어요?
경민 : 꼭 그래야 됐어요?
영은 : (의아한) 뭘요?
경민 : 배우, 스텝, 기획사 사장들까지 다 있는 자리였어요. 꼭 그러셨어야 했냐구요.
영은 : (당황스런....) ....아까 제가 오승아한테 뭐라 그런 거 땜에,
경민 : 맞는 말 한 거 알아요. 하지만 얼마나 무안했겠어요.
기분 상하지 않게 돌려 말 할 수도 있었잖아요.
영은 : (아까 승아보다 경민의 말이 더 가슴 아픈.... 전에 없이 차분한..) 왜 돌려 말해요?
뭐 하러 돌려 말 해?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넘어가 주니까
오승아 연기가 안 느는 거예요.
경민 : (보는)
영은 : 회당 사천 받는 배우가 연길 못 하면 당연히 지적 해야죠.
직장 다니는 사람들은 일 못하면 하루아침에 짤리기도 해요. 그게 프로에요.
경민 : 오승아씨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걸 수도 있잖아요.
영은 : 그게 최선처럼 보이셨어요? 그래요, 뭐. 했다 쳐요. 근데, 최선은 누구나 다해요.
최선을 다하는 건 프로가 아니에요 잘 해야 프로지. (가방 챙겨 돌아서면)
경민 : 어디가세요. 회의 해야죠.
영은 : (돌아보지도 않고) 숨 좀 쉬구요. 저녁 먹고 일곱 시 반 쯤 봐요 여기서.
경민 : 저녁 같이 안 먹어요?
영은 : (그대로 나가며) 네.
철컹- 닫히는 문. 경민 마음 안 좋아 영은 나간 쪽 오래오래 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