쏴- 하고 틀어지는 물줄기. 분 못 삭인 얼굴로 손 닦고 있는 영은 이다.
그때, 누군가 옆 세면대에 와 물 튼다. 보면, 승아다. 영은, 서늘하게 승아 보면
승아 : (손 닦으며 보지도 않고) 오늘 리딩 어떠셨어요? 맘에 드세요?
영은 : 당연히 맘에 들죠. 그렇게 써프라-이즈한데 어떻게 맘에 안 들겠어요?
승아 : (손 탁 털고 보면)
영은 : 어쩜 그렇게 연길 잘 해? 나 오승아씨 연기 잘 하는 거 오늘 첨 알았네요?
승아 : 왜요, 그동안 많이 보여드렸는데.
영은 : 하하. 그럼 그렇지. 오승아씨, 어쩜 이렇게 못됐어? 어쩜 이렇게 영악해?
승아 : 아까 못 들으셨어요? 배운 그런 맘 있다고. 후배 말도 뭐 하나 틀린 게 없지만,
선배님 말씀도 뭐 하나 틀린 게 있어야죠.
영은 : 그게 그렇게 들렸어? 오승아씨 귀는 쓴 소린 달게 듣고 단 소린 쓰게 듣나봐?
이 바닥 칠년에 아직도 발연기 소리 듣는 덴 다 그만한 이유 있다니까? 그지?
승아 : 제 이윤 그거고 작가님 이윤 뭔데요? 작가님도 자주 막장 소리 들으시잖아요.
영은, 떡 벌어진 입 다물지 못 하는데 승아, 예의 그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가 종이타월 탁!
뽑아 쓱 닦고 휙 집어 던지며 나가는. 머리 띵- 해 멍하니 서 있는 영은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