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부 엔딩에 이어서....
영은 : 후배 말이 뭐 틀린 게 없네. 지금부터 오승아 말고 고은형이 될 순 없겠어요?
기준 : !!!
승아 : (서늘하게 보는)
영은 : 물론 리딩에서 백 프로 다 하는 배우 없어요. 하지만 작가 감독이 만든 캐릭터가
배우와 얼마나 맞아 떨어지는지 안 맞으면 왜 안 맞는지 힌트는 줘야죠.
그러자고 금쪽같은 시간 쪼개 리딩 하는 거고.
승아 : (시선 내리고 앉았다 영은 향해 고개 돌리는 순간)
기준 E: 죄송합니다 작가님.
승아 : (!!! 기준 보면)
경민, 영은 비롯 일제히 기준에게 시선 쏠리면,
기준 : 승아씨가 어제 여름화보 촬영 때문에 밤새 한 잠도 못 자고 감기몸살까지 겹쳐
컨디션이 많이 안 좋은 상탭니다. 2차 리딩 때는 이런 일 없을 겁니다.
상우 : (실소 억지로 참고 있는....)
기준 : 죄송합니다 감독님. (중견배우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는) 죄송합니다.
승아 : (표정 없이 기준 보는)
영은 : (기준의 거짓말에 기막히고...) 얼마나 안 좋은데요. 많이 안 좋아요?
승아 : 글쎄요. 저도 모르는 감기 몸살이라.
기준 : !!!
일동 : (헉!! 입 떡 벌리는...)
영은 : (허- 또 기막혀 아예 시선 돌려버리는)
경민 : (또 사고구나 싶은. 대본의 ‘은형’에 신경질적으로 밑줄 긋고 있는. 그때,)
승아 E: 근데, 작가 감독님이 다시 하라시면 다시 할게요.
영은/경민 : (!!! 동시에 승아 보는)
기준 : (뭐지? 오히려 불안 한데...)
승아 : 제가 좀 잘못 생각했나 봐요. 사실 여기 계신 분들 모두 제가 은형이란 캐릭털
소화하기엔 무리라고 생각하시는 거 알아요. 그래서 리딩 때 다 보여주면
정작 슛 들어가서 리딩 때보다도 못하단 소리 들을까봐 겁나서 그랬어요.
상우 : (웃기고 있네 하는 표정이고....)
체리 : (이런 씨! 얘 왜 이래? 하는 표정이고...)
승아 : 죄송합니다. 제가 부족해서 저희 대표님... 거짓말쟁이까지 만들었네요....
(선배들 보며) 정말 죄송합니다. 한번만 더 기회 주시면 처음부터 다시 해보고 싶습니다.
영은 : (쟤 뭐야? 연기야? 아님 진심이야?)
기준 : (승아의 영악함에 차마 고갤 들 수 없고....)
경민 : (사실인가?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보는데)
할머니 배우 : (속아서) 그래요. 배운 그런 맘 있어요. 긴장하지 말고 처음부터
차근차근 다시 해봐요. 안 하겠달 줄 알았더니 기특하네. 이감독, 괜찮지?
경민 : ....1부 1씬부터 다시 가겠습니다.
영은 : (뚫어져라 승아 보는데)
승아 : (좀 전의 온순함 사라지고 눈 내리깔더니 대본 1부 다시 펴는....)
오석 E: 씬1. 장례식장. 포커스 아웃된 영정 앞에 향 피어오르고 상복 차림의 은형
영정 바라보며 서럽게 서럽게 울고 있다..... (점점 목소리 작아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