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민, 불편한 얼굴로 앉아있는. 오석과 다정 슬금슬금 주방으로 가면
경민, 다시 5, 6부 대본 들고 넘기는데, 그때, 영은 문 열고 나오는. 경민, 보면
영은 : (담담한....) 가세요. 가서 책 대본 뽑으세요. 수정 안 해요.
경민 : !!!
영은 : 이제 작업실 오실 필요 없어요. 앞으로 나오는 대본도 수정 안 해요.
경민 : 서작가님.
영은 : 할 얘기 있으면 보조작가 통해서 하세요. 작업에 방해 되니까. (하고 돌아서면)
경민 : 뻔한 얘기 하지 말자고 그동안 그 고생한 거 아니었어요?
고작 4회 만에 옛날 버릇 나올 거면서 캐스팅이 어쩌네 저쩌네 그 난린 왜 쳤어요!
영은 : (!!! 서늘하게 돌아보면)
경민 : 오승아 연기 못해 캐스팅하기 싫단 소린 왜 했냐구요.
오승아가 아까운 대본을 써 놓고!
영은 : (헉!! 억지로 참으며) 그래요? 감독님 눈엔 그 대본이 그래요?
내 눈엔 세상물정 모르는 초짜감독한테 과한 대본 같거든요?
경민 : !!!
영은 : 기획안 바꿔 지적 장애아 버전으로 갔고, 곧 죽어도 싫다는 오승아도 기어이
캐스팅 했고, 신인 배우로 가는 것도 두 남자 등쌀에 합의 했어요.
경민 : (보면)
영은 : 근데, 감독은 연출자지 작가 아니잖아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알고 대본을 뜯어
고쳐라 마라에요? 적당히 받아주니까 작가 우스워요? 방송 삼사 통 틀어 서영은이
대본 뜯어 고칠 감독, 단 한 명도 없거든요? 그러니까 가세요.
가서 지금 들고 계신 대본, 그대로 찍으세요.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경민 : !!!
영은 : 혹시나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현장에서 단 한 줄이라도 고쳤다간,
바로 이 드라마 엎을 테니까 그렇게 아시구요.
경민 : !!!
다정 : (미치겠네... 얼른 받는. 소근) 여보세요? 네. (꽥) 네? (하고 영은 보면)
영은 : (표정 없이 보면)
다정 : 윤PD님인데요... 오승아 첫 리딩 참석 못한대요... CF 촬영이랑 날짜가 겹쳐서.
영은 : !!!
경민 : (이건 또 뭐야 싶은데....)
영은 : (천천히 걸어가 다정 수화기 뺏어 틱 끊었다 다시 들더니 전화번호 마구 누르는)
기준씨, 난데. 배우 관리 이렇게 밖에 못 해? 어떻게 첫리딩이랑 CF 촬영이 겹쳐.
씨에프 촬영 날짜가 무슨 국경일이야? 걔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까 날짜 바꿔
영은, 경민의 시선 피하지 않고 보는데 집 전화 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