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규와 봉식. 성규, 헬멧 내려놓으며
성규 : 아는 사이야?
봉식 : 서로 얼굴도 모르면서 한솥밥 처먹냐?
성규 : 지들은 나를 알아도, 내가 지들을 어떻게 알어? 방송국 다닌데?
봉식 : ‘찬란한 슬픔’ 할 때 조감독 했던 앤데 입봉한대.
성규 : 연출이야? 근데 여긴 왜?
봉식 : 돈.
성규 : 돈 달래?
봉식 : 닭 값.
성규 : 하여튼. 내가 떼먹냐. (이만 사천 원 주며) 206호 꺼. 복덕방 꺼. 맥주 줘.
봉식 : 닭은.
성규 : 아, 거참! 형이 이러니 치킨업계의 거성이 못 되는 거야.
눈 앞의 한 마리 보다 미래의 백 마릴 봐야지. 내가 비록 지금은 배가 부르지만
나중에 현장으로 한 백 마리 주문할지 누가 알아. 배달비도 안 주면서. 술 줘.
봉식 : 작작 마셔. 그러다 손 떨면 카메라 못 잡어.
성규 : 이렇게 트렌디를 몰라. 요즘은 카메랄 살짝 흔들어줘야 감각 있단 소릴 들어.
봉식 : 지랄한다.
성규 : (애교) 술 줄 꺼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