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과 현수 굳은 얼굴로 차로 걸어오는. 현수 차문 여는데 혜경 걸음 멈추고 서더니
혜경 : (낮게) 윤피디.
현수 : .... (열린 문 잡고 긴장하고 보면)
혜경 : 니이 내 없는 자리에서도 이라나.
현수 : .....
혜경 : (희미하게 웃는....) 월급 값 하느라 욕본다. 회의 있담서. 얼른 가 봐라.
작가 감독 목 빠지것다.
현수, 그런 혜경의 마음 씀이 고맙고....
S#21. 영은 작업실. 낮.
영은, 경민, 현수 찻잔 앞에 놓고 무겁게 앉아있는. 현수 좌불안석이고....
다정과 오석, 그들 눈치 보며 배우 리스트 프린트 하고...
영은 : (침묵 깨며 다정에게) 아직 멀었어? A급 배우가 한 백 명 쯤 되니?
다정 : (리스트 건네며) 여기요.
경민 : 불러봐.
다정 : (리스트 보며) 장동건. 강동원. 소지섭. 송승헌. 김명민. 정우성. 이병헌. 배용준,
영은 : (말 자르는) 뽑으란다고 다 뽑음 어떡해. 스케줄 되는 배우만 뽑아야지.
오석 : A급 배우 중엔 스케줄 비는 배우가.... 없는데요.....
영은 : 확실히 없어? 인터넷으로 대충 확인해 본 거 아니고?
현수 : (조심스럽게...) 추연우 동급 캐스팅은 좀.... 무린 듯 싶어요.... 조금... 낮춰서 생각하시면,
영은 : 왜 낮춰. 누구 맘대로 낮춰? 왜 자꾸 캐스팅이 헐해지냐구. 신경질나게.
나 한 번도 이렇게 믿을 구석 하나 없는 배우들 데리고 작품 해 본 적 없어.
경민 : 안 낮추면요. 추연우 출연 번복한 거 모르는 사람 없고,
남자 배우 비중 작다는 거 이미 소문 파다한데.
영은 : (할 말 없는....)
현수 : (말 꺼내기 어렵지만....) 아예 신인으로 가시는 건... 어때요? 괜히 어중간한 배우
캐스팅해서 분량 작네 어쩌네 말 나오는 것 보단 신인이 여러모로 나을 것 같은데.
오석 : 신인 써서 오히려 잘 된 케이스도 있어요.
다정 : 요즘 트렌드잖아요. 영화나 연극 쪽에서 찾아보면 신선한 얼굴 많은데.
영은 : 그건 니 작품 할 때나 해. 조감독님, 보조작가 나란히 입봉 할 때 그렇게 하시라구요.
경민 : 현실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작품만 좋으면,
영은 : 작품이 아무리 좋으면 뭐해요. 누구 하나 눈 갈 배우가 없는데.
경민 : 왜 없어요. 눈 가는 배우 오승아면 충분해요.
영은 : 안 충분하죠. 시청자들 대부분 아줌마에요. 그 대부분 아줌마는 오승아 안티고.
‘드라만 남자 주인공이 멋있어야 한다’는 초등생도 아는 공식이라구요.
경민 : 왜 자꾸 배우한테 기대요 작가가.
영은 : 기대는 게 아니라, (하다 욱하는) 근데요, 아까부터 왜 자꾸 나만 속물 만드세요?
현실? 심청은 하지원에 추연우에요. 현실감 없는 사람이 나에요?
난 암만 생각해도 감독님 같거든요?
분위기 싸해지고.... 경민과 영은 서로 뚫어져라 보고... 모두 쥐 죽은 듯 고개 푹 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