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 채로 잠옷 단추 잠그고 있는 준희. 영은 뒤에서 수건으로 머리 털어주는.
손가락으로 조심조심 머리 빗어내리다 준희 얼굴 물끄러미 보다.
영은 : ...우리 준흰... 엄마가 어떨 때 젤 미워?
준희 : 그런 거 왜 묻는데? 술 마셨어?
영은 : 아니. 그냥 궁금해서... 얘기 해 주면 고칠라구...
준희 : 또 인터넷 댓글 봤어?
영은 : 그런 거 아니야.
준희 : (돌아앉는) 엄마.
영은 : 음?
준희 : 난 다 좋았어.
영은 : 뭐가?
준희 : 엄마 드라마. 난 다 재밌었다고.
영은 : (!!!) 안 돼. 너 엄마 드라마 보면, 야, 거기 키스 씬도 나오고,
아니...그러니까 너 시작할 때 못 봤어? 15세 이하는 지도가 필요하다 어쩌구?
준희 : 그걸 누가 지켜.
영은 : 그거 안 지키면 엄마 또 나쁜 어른 되는 거야. 준희야. 니가 엄마 드라마 보면,
엄마 드라마 못써. 엄만 세상에서 우리 준희가 젤 무섭거든.
준희 : 좋은 드라마 쓰면 되잖아.
영은 : !!!
준희 : 지금 쓰는 건 뭔데?
영은 : (눈물 핑 하는) ....좋은 드라마....
준희 : 시청률 잘 나올 거 같애?
영은 : 하하. 나 진짜 나쁜 엄마다. 우리 아가한테 별 걱정을 다 시킨다 진짜.
미안해 아들. 같이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해. 정말 미안하다 우리 아가...
준희 꼭 안고 결국 울고 마는 영은이고.... 그런 영은 등 토닥토닥 해주는 준흰데....
S#41. 기준 사무실 앞. 다른 날 낮.
기준 팔 걷어붙이고 밴 닦고 있는. 범래 안절부절인.
범래 : 아, 혀엉. 왜 이래요 진짜. 우리가 할게요.
기준 : (대꾸도 않고 닦는)
범래 : 혀엉! 우리가 뭐 잘못한 거 있어요? 이러지 말고 말로 해요.
기준 : 그런 거 아냐. 들어가서 연습이나 해. 영화 오디션 있잖아.
원 : (양동이에 물 떠서 대문 나오며) 형. 먼데이 스포츠 기잔데 형 왜 빨리 안 오냐는데요?
기준 : 기자?
원 : 전에 승아씨 피부 트러블 때문에 미룬 인터뷰 오늘 하기로 했다고요.
기준 : ?!!!
S#42. 북 카페. 낮.
기준, 뛰어 들어오면 인터뷰 하고 있는 승아. 사진 기자 사진 찍고 있는.
승아 : 티켓 투 더 문 이란 작품인데 (하다 저만치 선 기준 보는. 말 끊기는....)
기준 : (승아 보면)
승아 : (기준에게 시선 두고) 엄청난 재산을 상속 받은 스물다섯에 일곱 살 지능의 여자에요.
사랑도, 말도, 행동도 많이 느리지만 그래서 뭐든 더 깊이 자세히 볼 줄 알죠.
다만 남들보다 세상살이에 대한 배움이 조금 느릴 뿐인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에요.
기준 : (믿기지 않는.....)
기자 E: 일곱 살 지능이라면 정신지첸가요?
승아 : (시선 거두며) 지적 장애아가 바른 표현 아닌가요?
기자 : 아... 네... (꼴값한다 싶고) 그동안 하셨던 상큼발랄한 캐릭터나
쉬크한 커리어우먼과는 굉장히 다른 역이네요?
승아 : 연기력 논란 이젠 저도 지겹거든요. 제가 언제까지 국민 요정이겠어요.
기자님들도 제 연기력 논란 기사 쓰기 지겨우시잖아요.
기자 : 하하. 의외네요. 연기력 논란에 대해 인정하기 쉽지 않으셨을 텐데...
승아 : 안 쉬워도 어떡해요. (시선 들어 기준 보며) 그게 사실인데.
기준 : (비로소 웃는데....)
기자 : (얘 왜 이래?) 네... 쉴 땐 주로 뭐 하세요? 프로필엔 취미가 독서라고...
승아 : (그때 메시지 오는. 핸드폰 들고 보며) 아니에요. 그건 기획사에서 있어 보이라고,
쓴 거고 저 책 별로 안 읽어요.
기자 : 아... (니가 그럼 그렇지 하는 웃음)
승아 : (기분 나쁜) 왜 웃어요? (답장 보내는 듯 핸드폰 자판 치며)
기자님은 책 많이 읽으시나 봐요?
기자 : 네? (좀 당황) 전 그냥 뭐... 외국작가 좋아해요. 폴 오스터나 아멜리 노통? 뭐...그런..
승아 : 뭐가 좋은데요?
기자 : (살짝 열 받은) 그건 직접 읽어 보시면 알죠.
승아 : (핸드폰 닫고) 기자님은 다 읽었어요?
기자 : 내가 취재 받는 기분이네요. 네 뭐 거의...
승아 : 뉴욕 3부작? 빵 굽는 타자기? 달의 궁전? 적의 화장법? 배고픔의 자서전? 다요?
기자 : !!!
승아 : 인터뷰 즐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