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 : (털썩 앉으며) 뭐? 이감독이 사무실엘 갔어?
혜경 : 그래 가시나야. 설득하랬지 내 언제 긁어 부스럼을 만들라드나. 대체 뭐랬길래
이 감독 눈에서 시퍼런 불똥이 뚝뚝 떨어지노 말이다.
영은 : 내가 뭐 못할 말 했어? 그렇다고 남자가 쫄랑쫄랑 가서 일러바치냐?
영은 母: (과일 깎아 내오며) 뭘 또 잘못했는데 혼나고 있어?
영은 : 엄만! 그런 거 아냐!
혜경 : 아니긴 뭐가 아니야. 니 뭐랬는지 내 들어보고 혼을 내도 낼 끼다. 뭐라캤노?
영은 : 아우, 진짜 별 소리 안했어. “이럴 거면 돈은 왜 받았냐. 세상에 공짜가 어딨냐.”
딱 두 마디 했어. 두 마디. 나 몰라라 하는데 얄밉잖아.
혜경 : 도온?! 돈이라이?
영은 母: (자기만 과일 먹는) 돈? 뭔 돈?
영은 : 엄마! (과일 집어 먹으며) 사람이 좀 권해보고 그래봐.
영은 母: 그러면서 지 입으로 들어가지? (혜경에게 과일 주며) 먹어. 달어.
(손님 오자) 어서 오세요. (가는)
혜경 : 퍼뜩 좀 말해봐라. 뭔 돈이 공짜가 아닌데.
영은 : 전에 윤피디가 그러든데? 언니랑 이감독이랑 점심 한댔다고.
촬영 전에 나 없이 감독 따로 만났음 그 거 백프로 진행비 전달식 아냐?
혜경 : 아- 미치겠네 진짜. 가시나 니는 시청률 제조기가 아이라 망발 제조기야. 망발 제조기.
이감독 그 돈 안 받았어. 이제 우짤래 너.
영은 : (헉!!!) 아, 안 받았어?
S#33. 일식집. 낮. (4부 34씬 연결)
혜경 : 이 바닥이 이렇게 눈 먼 돈들이 많아요, 감독님.
경민 : (빤히 보는)
혜경 : 바쁘실 텐데 그만 일어날까요?
경민 : 이 대표님.
혜경 : (보면)
경민 : 세상에 눈 먼 돈이 어딨습니까.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전 이런 돈 쓸 배짱도 없습니다.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일로 뵙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전 세상에서 돈이 제일 무서운 놈이거든요. 일어나죠. (나가는)
의외네 싶기도 하고 골치 아프겠다 싶기도 한 혜경인데...
S#34. 영은 작업실 거실. 낮.
영은 심난한 얼굴로 왔다갔다 하는. 다정 왜 저래? 하는 눈으로 보는.
영은 : 미치겠네... 요 입! 입! 아, 뭐라 그러지?
다정 : (심드렁) 또 뭔 사고 치셨어요?
영은 : 이게 선생님을 아주 그냥! 사곤 무슨 사골 쳐!
다정 : (눈도 깜짝 않고) 화내시는 거 보니까 크게 치셨나 봐요?
영은 : 야! 너 가. 짐 택배로 보낼 테니까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