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켜져 있는 근사한 레스토랑. 음식 놓고 가는 매니저.
매니저 : 그럼,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하고 가면)
기준 : 맛있겠다. 먹어요.
승아 : 빨리 말 안 해요? 방법 있단 거 뭔데요! 촛불 여 있네.
기준 : (음식만 내려다보고 앉아있는)
승아 : 영화 미뤘어요? 나중에 해도 된데요?
기준 : 아뇨. 소송 건데요.
승아 : 그럼 방법 뭔데요. 진상우처럼 나 모르게 도장 찍고 계약금 미리 받았어요?
기준 : 아휴 무슨.
기준 : 그럼 장기라도 팔게요?
기준 : 누가 날 십 오억에 사요.
승아 : 아, 답답해. 그럼 뭐냐구요!
기준 : 이번 드라마요. 의사역할 말고 은형이 하면 안 되겠어요?
승아 : 방법이 그거에요?
기준 : 네.
승아 : 장난해요? 내가 은형이 하는 거랑 영화랑 뭔 상관인데요.
기준 : 상관없는데, 상관있게 만들 수 있어요 내가.
승아 : 어떻게요.
기준 : 할 거에요?
승아 : 미쳤어요? 내가 그 걸 왜 해요. 멀쩡한 의사 놔두고 내가 왜 정신지첼 하겠냐구요.
기준 : 연기력 인정받을 좋은 기회에요.
승아 : 있지도 않은 연기력을 어떻게 인정받아요.
기준 : 연기에 욕심 없어요?
승아 : 욕심 갖고 되는 문제였음 난 벌써 칸도 갔어요.
기준 : 평생 CF 배우로 남고 싶어요?
승아 : CF는 뭐 쉬운 줄 알아요?
기준 : 명색이 배운데 죽기 전에 연기 잘 한단 얘긴 듣고 죽어야 하는 거 아녜요?
승아 : 죽을 날 멀었어요.
기준 : 더 팔아먹을 이미지도 없잖아요. 언제까지 국민 요정으로 남을 거 같은데요.
연기력 논란 안 지겨워요?
승아 : 즐기면 안 지겨워요. 다 관심 있으니까 뒤에서 욕도 하고 그러는 거죠.
뒤에서 욕하는 애들이 패션은 더 따라 해.
기준 : 신인은 자신의 몸매를 보여주려 하지만 스타는 자신의 영혼을 보여준다고 했어요.
승아 : 몸매는 화면에 나와도 영혼은 화면에 안 나와요.
기준 : 배우로서 자존심 없어요?
승아 : (더는 못 참고) 어디까지 가겠다는 건데요! 쥐뿔 능력도 없으면서 어디서
자존심을 찾아요! 나나 있으니까 어깨 펴는 주제에!
다른 회사 같았음 이까짓 거 벌써 해결했어!
기준 : (할 말 없는.....)
승아 : 난 뭐 사람도 아닌 줄 알아? 난 뭐 생각도 안 하고 사는 년인 줄 아냐고!
나도 그런 얘기 들으면 아프다구! 아파 죽겠다구!
기준 : !!!
승아 : (안 울려 애쓰는 데 눈물 뚝뚝 떨어지는....)
기준 : (한참 바라보다) ....같이 가요..
승아 : (쳐다보지도 않는)
기준 : 칸 갈 때요....
승아 : (!!! 보면)
기준 : 내가 갈 수 있게 해줄게요.... 그러니까, 나 믿어요.
내 말... 내 판단... 내 마음.... 내가 하는 거짓말 까지 다... 믿어야 해요.
승아 그런 기준 계속 노려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