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며 얘기 나누는 혜경과 영은.
영은 : 얼마 들어왔어.
혜경 : 어?
영은 : SW에서 얼마 들어왔냐고. 제작투자 받았다며.
혜경 : 어... 사, 삼십억.
영은 : 통장에 꽂혔어? 확인했어?
혜경 : 꽂히기야 진즉에.... 근데 그건 와 묻는데.
영은 : 알았어. 확실히 꽂혔다 이거지? 언닌 사무실 가 있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하더니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는)
혜경 : 자 또 뭔 짓할라 저라노. (따라 들어가지도 못하고 안절부절인...)
S#23. 레스토랑 룸. 낮.
상우와 체리 맞은편에 앉아 있는. 영은 도도한 표정으로 체리 뚫어져라 보면,
체리 : 진짜 이쁘시다. 작가님 정말 뵙고 싶었어요. 팬이에요.
영은 : (시답잖고) 몇 살이에요?
체리 : 네? ... 스물 둘....
영은 : 다섯이라 치고. 말 놀게. 내가 미팅을 나오긴 했는데 널 잘 몰라.
한 번도 본 적이 없거든? 니가 소개 좀 해봐.
체리 : 네?
영은 : 귀에 살쪘니? 내가 널 모르니까 너에 대해 인튜로듀스(introduce) 해보라고.
체리 : 아.... 저가요, 노랠 좀 하거든요? 첨엔 가수 할라 그랬는데요,
영은 : 다른 거.
체리 : 음... 단편 세편, 미니시리즈는 두 달 전에 처음 했구요. 근데 시청률이 잘 안 나왔어요.
영은 : 또.
체리 : 음... 저가요 어렸을 때 예쁜 아기 선발 대회에서 상도 받았어요.
참가상. 기뻤어요. 음... 또 저가요,
영은 : 저가요가 아니라 제가요! 너 국어 안 배웠니? 저와 제의 차이를 몰라?
왜 자꾸 저가요래. 저 가요는 너 간단 소리야. 저 갑니다, 할 때 하는 말이라고!
체리 : (눈물 그렁한....)
영은 : 기본적인 국어도 안 되는 애가 무슨 주인공을 하겠다는 거니?
니가 무슨 유치원생이야?
상우 : 우리 체리가 유치원생 같이 보이세요?
영은 : 대표님 눈에 그렇게 안 보이세요?
상우 : 그렇게 보였다면 다행이구요. 일곱 살 지능의 은형이.... 좀 비슷하지 않았나요?
영은 : !!!
체리 : (좀 전과는 다른) 미팅 오기 전에 대표님께서 그러셨어요.
작가님이 나에 대해 모르실 거다. 알아도 모르실 거다.
니가 작가님 눈에 들려면 일곱 살 은형이가 돼야 한다.
영은 : !!!
체리 : 유치원생 같다는 말씀...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영은 : 허- 그러니까 지금, 깜짝 쇼다 이거야?
상우 : 우리 체리 죽을 힘 다해 열심히 할 겁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작가님.
영은 : 싫어요. 그냥 봐도 예뻐야지 예쁘게 본다고 예뻐요? 암튼, 지금은 내가
정신이 없어요. 대본도 대폭 수정해야 하고 해외 촬영도,
상우 : 대본을... 수정하세요?
영은 : 네. 왜요?
상우 : 그럼 주인공이, 바뀌는 건가요?
영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