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과 경민, 오석, 다정 대본 회의하는.
경민 대본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고 있는. 빨간 펜으로 어떤 씬에는 동그라미 그리는.
영은 뭘 표시 했나 궁금한. 3부 대본 내려놓으면 잽싸게 들어서 빨간 펜으로 표시된 부분
보는. 넘겨볼수록 표정 안 좋아지는.
경민 : 왜 그래요?
영은 : 이 씬들이 왜요? 이 빨간 표시 뭔데요? 내가 이거 쓰느라 며칠 밤을 샜는줄 알아요?
먼저 수고했단 말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작가 앞에서 펜으로 찍찍 긋는 매넌 어디서 배운 거예요 대체?
경민 : 내가 언제 찍찍 그었어요. 동그라미 쳤지.
영은 : 그게 그거죠. 이 씬들이 왜요. 두 장 건너 하나씩이잖아요.
경민 : 재밌는 씬 표시한 거예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쓰시라고.
오석 : 일명 대박씬이라고 하죠.
영은 : (창피한...) 그, 그래요? 참... 늘 반전이 있으시다니까? 특히 어떤 씬요? 얘요? 앤가?
아, 이 씬이구나. 동그라미가 딴 거 보다 커요. 무지 재밌나 봐. 그죠.
경민 : (어이없고) 전개가 좀 빠르지 않아요?
영은 : 미니시리즌 일이삼사부에 게임 끝나요. 초반이 늘어지면 채널 못 잡아요.
경민 : 스피디한 건 좋은데 감정 선들이 섬세하지 않잖아요.
영은 : 더 섬세하면 지루하죠.
경민 : 이렇게 다 땡겨 넣으면 뒤에 가선 무슨 얘기하려구요.
영은 : 더 좋은 걸 생각해 내야죠. 그러라고 회당 이천씩 받는 거고.
경민 : 꼭 그랬음 좋겠네요.
영은 : 놀라지만 마세요.
경민 : 서작가님 정도 되면 겸손하기가 참 힘든 가보죠?
다정 : 겸손하면 사람들이 물로 본다고, 아얏!
영은 : (영은이 푹- 찌른. 아무 일 없는 듯 경민 보며 배시시 웃는...)
경민 : (웃거나 말거나) 은형이 재산 관리인이 젊고 유능한 꽃미남 국제 변호사란
설정이 맞는 거예요? 너무 백마 탄 왕자 같지 않아요?
영은 : 그래야 시청률이 나오죠.
경민 : 그놈의 시청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