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국장 TV 세 대 다 틀어 놓고 각 방송사 별 드라마 모니터 하고 있는데,
문 벌컥 열리고 경민 들어오는. 강국장 보면,
경민 : (대본 내려놓는) 저희 대본 나왔습니다.
강국장 : 근데. (다시 TV 보는)
경민 : 한번 읽어나 보시라구요. 읽어 보심 생각 달라지실 거예요.
수철이형꺼 뻔해요. 재벌에 불치병 이제 안 먹혀요 국장님.
강국장 : 이젠 결정도 니가 하냐? 니가 해? 재벌에 불치병이 나. 정신지체보단.
경민 : MBS는 작년에 에이즈에 걸린 꼬마 얘기도 하는 판에 우린 왜 안 되는데요.
이러니 우리가 MBS 못 따라 간단 소릴 듣는 거죠.
강국장 : 그거 다 서작가가 만든 거야. 이번 것도 그냥 그렇게 만들면 되는 거였고.
경민 : 국장님 저 비행기 티켓까지 쥐어주시면서 서작가 설득해 오라셨었어요.
믿고 맡겼으면 끝까지 믿어주셔야죠. 일단 보시면,
강국장 : 너나 이것 좀 봐라. 작년 대비 광고 수주가 3사 중에 우리가 꼴찌야.
거기다 올해 예산 작년 대비 30% 축소고. 방송국은 흙 퍼다 장사 하냐?
이런 드라마에 광고가 붙겠냐고! 광고 붙을 드라마 만들라고 나 월급 받는 거야.
경민 : 저 정말 잘 만들 자신 있어요, 국장님. (하는데 핸드폰 오는)
강국장 : 전화나 받어.
경민 : 국장님.
강국장 : 너 시위 하냐? 전화 받으라고 시끄러우니까.
경민 : 왜 읽어보지도 않으세요. 선입견 때문에 그렇지 내용 자체는,
강국장 : 아, 이 자식 질기네 진짜! (하는데)
오석 : (놀란 얼굴로 뛰어 오더니 국장에게 꾸벅 인사하고)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저기요, 감독님.
경민 : 왜.
오석 입 모양으로 ‘오승아요’ 하며 비켜서면!!! 오승아 서 있는.
경민 놀란 눈으로 보는.
강국장 : 아이구, 이게 누구십니까. 국민 엘프 오승아양 아니십니까.
승아 : 안녕하세요. 이경민 감독님 좀 뵈려구요. 왜 전화 안 받으세요, 감독님.
강국장 : 거봐, 임마. 내가 받으랬잖아.
경민 : 어쩐 일이에요 여긴.
승아 : 감독님 뵈러 왔다니까요? 시간 좀 내주시겠어요?
경민 : (무슨 꿍꿍인가 싶은데....)
S#18. 드라마 제작국 대본 회의실. 낮.
경민, 승아와 멀찍이 떨어져 앉는. 자판기 커피 앞에 놓인.
승아 : 여기 너무 휑하다. 꼭 여기서 얘기해야 돼요?
경민 : (빤히 보면)
승아 : 감독님 골 많이 나셨구나. 그렇게 말씀을 안 하시면 제가 말 꺼내기 힘들잖아요.
경민 : 듣고 있어요. 하세요.
승아 : 감독님 드라마요. 완전히 엎어진 거에요?
경민 : 왜 묻는 데요.
승아 : 내가 한다 그럼 뒤집을 수 있지 않나?
경민 : (!!!)
승아 : 뒤집어 보실래요?
경민 : !!!
승아 : 할게요. 그 드라마.
경민 : !!!
승아 : 한다니까요?
경민 : ....왜요? 며칠 전만 해도,
승아 : (종이봉투 내미는)
경민 : (보면, 자신이 벗어준 옷 들은)
승아 : 옷값이라고 해두죠. 내가 원래 작은 거 빌리고 크게 갚는 버릇이 있거든요.
경민 : !!!
승아 : 서작가님은 어쩌실래요? 내가 한다 그럼 또 거품 무실 텐데?
경민 : !! 설득 해야죠.
승아 : 감독님 말은 듣나 보죠?
경민 : 안 들어요. 그러니까 설득이죠.
승아 : 난 말 잘 듣는데. 작갈 바꾸시는 건 어때요?
경민 : !!!
승아 : 생각해 보세요.
경민 그런 승아 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