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 넋 놓고 서 있는.... 강국장 목소리 들리는...
“작가도 결국 소모품인 걸 왜 몰라.” 다시 안색 안 좋아지는 영은인데...
현수 : (처방전 받아오며) 처방전 받았어요. 약국은 제가 다녀 올게요.
영은 : 오지 말래는데 뭐 하러와. 죽을 병도 아닌데.
현수 : 대표님이 앉아 있게 하셔야 말이죠.
앞으로 작가님 혈압은 의사보다 제가 더 잘 알아야 한다세요.
영은 : (걸으며) 월급 더 달라 그래.
현수 : (풀 죽은 영은 보기 안 좋은....) 영화 보실래요? 아, 새로 생긴 스파 있는데.
영은 : 애 쓰지 마. 왜, 우울증이라도 걸릴까봐? (하다) 아, 맞다. 자기 그거 알어?
이감독 자기 신랑 병원 다닌다?
현수 : (??) 그게... 왜요? 경민 오빠 우리 병원 자주 오는데?
영은 : 뭐, 뭔 오빠?
현수 : 아, 연애할 때 버릇이 돼서. 제가 말씀 안 드렸나요? 이 감독님 저희 남편 친구에요.
영은 : 친구? 그럼 이감독이 우울증이 아니야?
현수 : 아, 작가님 오해하셨구나. 뭐 우울증까진 모르겠고 인생이 쫌 우울하긴 하죠.
사고치는 형제들이 많거든요. 월급에 차압 들어올 정도면 말 다했지 뭐.
영은 : !!!
현수 : 이번 작품 엎어져서 더 그러실 거예요.....
하더니 앞서 가는... 영은 옆에서 근심어린 얼굴로 따라 걷는데....
S#12. 서점 안. 낮.
영은 구석에 퍼질러 앉아 화집 보고 있는... 그러다 무언가 떠올리는....
<인터컷(2부 S#54)>
경민 : 회당 이천씩 받는 잘난 서영은은 국장님 좌지우지 하며 가지고 노는 게
재밌을지 몰라도 난 그 냥반 한마디에 지옥도 가고 천당도 가는 월급쟁이야.
그나마 그 알량한 월급, 만져 보지도 못해. 근데 당신 덕에 사표 쓰게 생겼어.
영은 새삼 미안한 마음 드는데.... 그때 누군가 옆에 와 앉는. 보면, 경민이고.
영은 : (놀라 눈 동그래져) 여??는 거 어떻게 알았어요?
경민 : 저 다정씨랑 친하잖아요. 방송국 있기 답답해서 작업실 갔더니 여??을 거래서요.
영은 : 다정이 짐 싸면 감독님 책임이에요.
경민 : 노 쌩?n니다. 제가 책임질 사람이 좀 많거든요.
영은 : (가슴 덜컥 하는. 또 미안한.....)
경민 : 그림 좋아하나 봐요? 저번에 대만에서도 화집 보지 않았어요?
영은 : (표정 숨기고...) 나 나름 유명 작가라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요.
이런 거 보고 있음 폼 나잖아요. 뭐 좀 있어 보이고.
경민 : 세잔 좋아해요?
영은 : 어떻게 아세요? 그림 잘 아세요?
경민 : 대학 때 잠깐 만났던 여자가 미대였거든요.
영은 : 연앨 하긴 하신 거네요?
경민 : 한 일 년? 잠깐 그러다 말았죠 뭐.
영은 : 잘 됐다! 이 참에 연애나 해요. 이제 할 것도 없는데.
경민 : 네?
영은 : 왜요? (하다) 아니 아니. 나랑 말구요. 이 감독님 연애 하시라구요.
내가 눈이 얼마나 높은데 우울증인 남자랑 연앨 해요. 우린 누가 봐도 언~ 발란슨데.
경민 : (피식 웃다) 우울증이라뇨?
영은 : 나한테 딱 걸렸잖아요. 병원에서. 죽고 싶고 막 그렇다면서요. 우울증이죠?
경민 : 살면서 죽고 싶단 말 한 번 안하는 사람도 있어요?
영은 : 그 때가 딱 한 번 째였어요?
경민 : ......
영은 : (괜히 말했다 싶고... 일어나며) 우리 뜨거운 거 뭐 마시러 갈래요?
경민 : (따라 일어나며) 서작가님.
영은 : (보면)
경민 : 대본 나온 거요. 1,2부요.
영은 : 그게... 왜요?
경민 : .....재밌어요.
영은 : !!! (처음 듣는 칭찬이고....) ....진짜요?
경민 : 네.
영은 : (씁쓸하게 웃는....)
경민 : 나중에... 제대로 준비해서 하세요. 반응 좋을 거예요.
영은 : .....안 아까워요? 감독님 아이디언데?
경민 : 아까워요. 아까워 죽겠어요.
영은 : 이봐. 이봐. 또 죽겠대. 우울증 맞죠? 알콜릭에, 우울증에, 어뜩할라 그래요 진짜.
두 사람 다 억지로 웃지만 그 웃음 쓸쓸한데.....
그런 두 사람 얼굴 위로 빠른 템포의 음악 얹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