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 대본 네 권과 “티켓 투 더 문” 기획안 테이블에 탁- 탁- 내려놓는 기준.
기준 : 이건 300억 짜리 로맨틱 퓨전 하드보일드 해양 블록버스터 해녀 심청.
처음부터 승아씨 놓고 썼대요.
승아 : 잡탕치고 잘되는 거 봤어요? 효녀도 아니고 해녀 심청은 또 뭐야.
기준 : 직업이 해녀라 인당수에 빠져도 살아난대요. 뿐만 아니라 해적에게 붙잡혀 있는
왕자도 구하게 되구요. 용궁 세트도 봤는데 퓌쉬가 막-
승아 : 됐구요, 얜 뭔데요.
기준 : 이건 이경민 감독 새 기획안인데,
승아 : 왜 이경민 감독이래? 서영은 작가 기획안이지?
기준 : 그러든가요. 그럼. 어쨌든, 중간 중간 씬도 들어있고 잘 읽혀요. 이거 잘해내고
나면 앞으론 연기력 논란 뭐 그런 소린 안 듣겠어요. 둘 중 뭘 하든
일장일단이 있으니까 승아씨가 읽어보고 결정해요. 둘 다 수목 5월이에요.
승아 : 수목 5월? 어머나. 우리 서작가님 어쩌시나.
기준 : (이런 씨)
승아 : 내가 뭐 했으면 좋겠는데요?
기준 : 내가 결정해도 돼요?
승아 : 해 보래니까?
기준 : 심청해요.
승아 : 왜요?
기준 : 사극 안 해봤잖아요. 대본도 나쁘지 않고.
승아 : 서작가도 대본은 나쁘지 않을 걸요?
기준 : 안 할 거잖아요.
승아 : 알면서 왜 들고 왔어요?
기준 : 본인이 오기부리다 놓친 작품이 어떤 작품인진 알아야 하니까요.
승아 : !!
기준 : 차기작 결정되면 읽어봐요. 후회하지 않으려면 진짜 잘해야겠단 생각 들 테니까.
승아 : (열 받은) 그래요? 그렇게 대단해? 그럼 내가 꼭 심청을 해야겠네.
(서늘한) 오승아 놓친 작품은 얼마나 대단한 시청률이 나오는지 좀 보게.
기준 : !!!
승아 : 우리 심청 작가님은 누구신가? 얼굴 좀 뵙죠. 오늘 저녁 어때요?
기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