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 먹고 있는 영은.
영은 : (주방에 대고) 엄마. 포장은 대짜야.
(하는데 핸드폰 오는. 보면, 경민이고. 표정 곱지 않은. 폴더 열고 귀에 대면)
경민 : 이경민입니다. 지금 어디,
영은 :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이거나 결번이오니 다시 걸기만 해요 아주! 뚝!
(하고 끊고 가방에 핸드폰 집어 던지면)
영은母 : (주방에서 나오며) 왜 또 그래. 심보 좀 곱게 써.
영은 : 내 심보가 뭐.
영은母 : (감자탕이 포장된 봉지 테이블에 놓으며) 왜 대짜야. 중짜도 남는다지 않어?
영은 : 누가 왔어. 그래서 당분간 나 집에 못 가니까 집에 와서 자요. 준희 아침만 좀 챙겨줘.
영은母 : 누군데. 너 남자 생겼냐? 그럼 비싼 걸 멕여야지 이런 걸,
영은 : (꽥) 엄마! (목소리 낮추고) 기획회의 해. 낮엔 아주머니 오니까 괜찮고 오후 여섯시
쯤 가시니까 한 열흘만 문 일찍 닫고 가서 준희 좀 봐줘.
영은母 : (다른 사람 다 들으라는 듯이) 그럼 드라마 또 하는 거야? 이번엔 누구 나와?
너 그 저, 필리핀의 연인. 어. 그거 요즘 유선에서 다시 하는데 또 봐도 재밌드라.
손님들 : (조금 웅성... 어? 필리핀의 연인? 하고 영은 보는)
영은 : (못 들은 척) 준희 꼭 아침 먹여 보내요. 그래야 머리 좋아진대.
달걀 후라이 좋아하니까 해주고. 엄마, 꼭. 어?
영은母 : 알았어. 내 새끼 굶길까봐? 우리 딸이 그 작가에요. 50% 넘은 그거. 우리 딸이.
손님들 : 와- 진짜요? / 나 그거 너무 재밌게 봤는데./ 너무 예쁘다.
어떡해, 나 싸인 받을까봐.
영은 : (억지로 웃어주고) 갈게요.
엄마 : 왜 더 먹고 가지.
하고 발딱 일어나는. 어휴- 속 터지는 영은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