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 보이는 기준(잘 나가던 시절). 멋진 슈트 차림으로 캔커피 박스째 사고 있다.
돈 내며 자꾸 어딘가 흘깃 흘깃 본다. 보면, 저만치 테이블에 노트북 켜놓고 절여논 배추 마냥 널브러져 있는 영은이고.
영은, 미키마우스 꼭지 달린 연필 물끄러미 보고 있는.... 그때, 눈 앞에 캔 커피 놓이는.
영은, 누운 채 캔 커피 보다 시선 올려보면 기준 내려다보고 있는.
기준 : 마셔요. 한 십오 분? 정신이 반짝 해져요.
영은 : (느릿하게 일어나는. 얼굴에 옷 단추 자국 선명히 찍힌) 저 아세요?
기준 : 아뇨.
영은 : 근데 이거 왜 줘요?
기준 : 그냥... 오다가다 봬서.... 안다고 생각...을 잘못 생각했나 봐요. 죄송합니다.
(하고 캔커피 들면)
영은 : (캔 낚아채 따는) 앉으실래요?
기준 : (은근 슬쩍 앉는) 작가님이신가 봐요?
영은 : 네? (기분 좋은...) 네. 공모전 당선된.... 미니도 곧 들어갈 지도 모르구요.
기준 : 와 멋지다- 근데 볼 때 마다 여기 이렇게 철퍼덕 누워 계시던데....
영은 : (이런 씨) 작품 구상 중이거든요.
기준 : (끄덕) 네.... (연필 꼭지의 미키 마우스 건드려 보는) 어떤 작품....
영은 : (미키 마우스 내밀며) 얘 아시죠.
기준 : 미키 마우스요?
영은 : 네. 얘는 태어난 지 75년이나 됐는데 여전히 전 세계인들을 감동시키잖아요.
근데, 난 우리 동네 사람도 감동 못 시키거든요. 서영은표 미키마우스를
찾아야 돼. 찾아야 돼. 찾자 좀! 맨날 그거 해요. 여기서.
기준 : 아... 나름 철학이 있는 철퍼덕이었구나. 근데 그런 거면, 밖엘... 나가 보는 게 좋지
않나? 사람들도 보고 바람도 쐬고? 원래 쥐, 뭐 그런 건 밖에 더 많은데.
영은 : (!!! 그런 기준 물끄러미 보는데....)
승아 E: 아직 덜 끝났어요?
기준과 영은 동시에 고개 돌리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