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 : (비누 몰드 상자에 예쁘게 담으며) 뭐가 됐든 대본 쓰기 전에 가져 와.
대본 나왔는데 PPL 때문에 수정하라 그럼 나 신경질 낸다. 알지?
현수 : 네. (영은이 포장하고 있는 몰드 보며) 그건 뭐예요?
다정 : (커피 들고 오며) 비누 만들 때 쓰는 틀이래요. 성생님 팬 중에 수제 비누 만드는
친구가 한 명 있거든요. (현수에게 귓속말 하듯) 지금 스물다섯인데
지능은 일곱 살이래요.
현수 : 아, 대표님께 들은 적 있는 것 같다. 이거 그 친구한테 보내시는 거에요?
영은 : 계절 바뀔 때마다 비누랑 편지랑 보내 오거든. 우리 이대표님은 뭐하시나? 바쁘신가?
현수 : 이 감독님이랑 점심 드신다고 하시던데요.
영은 : 이감독이랑?
S#34. 일식집. 다른 날 낮.
혜경과 경민 마주 앉아 있는.
혜경 : 진작 제대로 인사 드렸어야 하는데 제가 좀 늦었어요, 감독님.
서작가 설득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우리 서작가가 속 많이 썩이죠.
경민 : 알면 얘기 좀 하세요.
혜경 : (이런 씨!) 얘기야 늘 하죠. 예쁘게 봐 주세요.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애에요.
(봉투 내밀며) 약소하지만 성의라고 생각해주세요. 외주 진행빕니다.
경민 : .....외주... 진행비요?
혜경 : 외주랑 작업 처음이시죠. 말 그대로 진행빕니다. 작가님 만나서 식사하실 때,
배우 미팅 때, 스텝들 회식 때, 보통 공식적으론 그렇게들 쓰시죠.
경민 : 비공식도 있습니까?
혜경 : (의미심장) 있지 않을까요?
경민 : 이런 건 영수증 처리도 안 되는 거 아닙니까?
혜경 : (피식) 맞습니다.
경민 : !!!
혜경 : (봉투 경민 앞으로 쓱- 더 미는) 이 바닥이 이렇게 눈 먼 돈들이 많아요, 감독님.
경민 : (빤히 보는)
S#35. 드라마 제작국 엘리베이터 앞. 오후.
띵- 하고 열리는 엘리베이터. 경민, 돈 봉투 때문에 마음 불편한 듯 멍하니 서 있는.
그러다 문 닫히려는 순간 정신 차리고 내리는.
S#36. 드라마 제작국 프로그램방. 오후.
경민 세수한 듯 젖은 얼굴로 자리로 오면 책상에 앉아있는 기준 보인다.
경민 의아하게 기준 보는데, 기준 딴 짓 하다 경민 발견하고,
기준 : 안녕하십니까, 감독님.
경민 : 아, 네. 지난번엔 경황이 없어서 인사도 제대로 못했네요. 고마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