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43. 대학로 삼겹살 집. 밤.
영은 관객들에게 잡힌 옷 털며 앉아 있고 그 옆에 승아 뻘쭘하게 앉아 있는.
손님들 승아 흘깃거리며 수군거리는. 그때 종업원 주문 받으러 오면
영은 : 사람 더 올 거에요. 삼겹살 삼인 분 하구 된장찌개도 줘요. 맥주 한 병하구요.
승아 : 소주요.
영은 : (신경질적으로 보며) 나 소주 못 마셔요. 독해서.
승아 : 같이 먹자는 거 아니에요. 내꺼 시킨 거에요.
영은 : (헉!! 이걸 그냥 하다...) 맥주 하나 소주 하나요.
(하고 종업원 가면... 분 안 풀려 시비 거는) 부럽겠어요?
승아 : (곱지 않게 보면)
영은 : 지현이랑 친구라면서요. 친군 연길 잘 하잖아. 어쩜 두 시간짜리 무댈 혼자 다 이끌어?
승아 : (이런 씨!)
그때, 종업원 아주머니 음식 쟁반 들고 와 턱턱 놓는... 승아 보고 좋아 죽는...
영은 : 사실 난 아까 아주 깜짝 놀랐어요? 왜 하필 이런 데서 만나?
설마 우리가 취향이 같은 거야? 기분이 확- 나쁜 게,
승아 : 기분이 왜 나빠요? 서로 취향 다른 거 지난번에 결론 났는데.
영은 : 아참. 오승아씨 취향은 미국 드라마랬지. 근데 그거 알아요?
오승아씨가 즐겨본다는 그 ‘미쿡’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들은 CF 안 찍는 거?
승아 : 제가 알아야 돼요?
영은 : 당연하죠. 우리나라 배우들은 연기 못 해도 CF만 찍으면 톱스탄 줄 아는데,
‘미쿡’ 배우들은 실제로 자기가 쓰지도 않는 제품 홍보하는 건 수치로 여기거든요.
배우의 자존심이란 그런 거 아니겠어요?
승아 : 작가님은 그렇게 자존심이 쎄셔서 하시는 드라마 마다 PPL로 범벅을 하시나 봐요?
영은 : 아~ PPL. 오승아씨 같은 배우가 회당 이천이나 가져가니까. 배우 넷 출연료만
일억인데, 제작은 뭔 돈으로 해야 할까요? PPL 하기 싫음 출연료를 깎든가.
승아 : 작가님도 회당 이천이라면서요. 제가 깎으면 작가님도 깎으시나요?
영은 : (이런 씨!) 오승아씬 아주 세상이 만만한가 봐?
승아 : 작가님은 제가 만만하신가 봐요?
영은 : 진짜 싸가지 없네? 너처럼 완벽하게 네 가지 없는 앤 보다보다 첨이다.
짚어 줘? 예의 없고, 버릇 없고, 아래 위 없고, 겁대가리 없고.
승아 : (빤히 보다 피식-) 그냥 한 대 치세요. 깔끔하게.
영은 :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