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 책상 위에 차 키 툭 던지고 침대에 푹- 무너지듯 앉아 멍한 채로 있는.
‘대체 드라마란 뭔가’ 새삼스레 의문이 드는.
그러다 책장에서 무언가 꺼내보는. '티켓 투 더 문' 대본이다. 서명란에 서영은 적힌.
한 장 한 장 넘겨보다 경민과 승아의 말 떠올리는....
“적어도 난 나랑 작업한 작가 얼굴 화끈 거릴 일은 안 만들어요.”
“작가님은 주로 재벌, 신데렐라, 출생의 비밀. 뭐 그런 거 좋아하시나 봐요?”
영은 한참을 담담히 앉아 있다 어딘가로 전화 거는.
영은 : (도도한) 안녕하세요. 서영은이에요.
S#38. 드라마 제작국 대본 회의실. 낮.
경민 종이컵에 든 커피 내미는 손 보이면, 영은 커피 받고, 뚝 떨어져 앉은 두 사람.
경민 : 생각보다 답을 빨리 주시네요?
영은 : (창피한. 최대한 감추며) 백 프로 다 결정한 건 아니에요.
일단 얘기는 해봐야겠다 싶어서요. 제가 보낸 기획안은 보셨어요?
경민 : 준비하고 계셨나 봐요?
영은 : 삼일이면 해요. 어떠셨어요?
경민 : 괜찮던데요.
영은 : (허, 지금 얘 뭐래는 거니?) 괜찮아요?
경민 : 네.
영은 : 좀 다르시네요?
경민 : 뭐가요?
영은 : 지금까지 제 경험으론 기획안 읽은 감독님들 반응은 딱 둘 중 하나거든요. 일. 평가
절하 할 목적으로 무조건적 트집 잡기. 이. 뭐가 재밌는지 물어보면 대답도 못하면서
덮어놓고 칭찬하기. 근데 감독님은 재밌다도 아니고 재미없다도 아니고 괜찮다니까
대처가 안 돼서요. 혹시 안 읽으신 거 아니에요?
경민 : (건조한) 그렇게 못 믿어서 같이 일 하겠어요?
영은 : !!!
경민 : 나가죠. 술 좀 하신다고 들었는데. 낮술 어때요.
영은 : (미간 찌푸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