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 강국장과 마주 앉아 있는.
강국장 : (놀란) 아니 무슨 그런 살벌한 농담을 해에- 나 죽는 꼴 볼래?
영은 : 저 농담 아니에요. MBS 가서 제목, 줄거리, 인물, 대사 다 비슷하게 할 거에요.
내 작품 내가 표절했다고 고소하려면 하시든가요.
강국장 : 왜 그래 정말. 내가 서작가한테 뭐 잘못했어? 힘들어 죽겠다 진짜.
영은 : (미안하긴 한) 국장님껜... 죄송해요...
강국장 : 그러지 말고 그냥 이번 거 하자. 그럼 되잖아. 어?
영은 : 국장님 저 아시잖아요. 모양새 빠지는 거 싫어요 저. 안하겠다고 물 건너까지
갔다 왔으니까 그냥 안 할래요. (쇼핑백 올려놓는) 맛있어 보여 하나 샀어요.
입 궁금할 때 드세요. 갈게요. (하고 가는)
강국장 : 서작가! 서작가아~. (하다) 이경민이 이 자식은 뭘 믿고 큰 소릴 친 거야.
S#19. 드라마 제작국 사무실. 낮.
강국장 : (경민 자리로 저벅저벅 걸어오며) 야, 이경민이! 왜 니 말 틀리고 서작가 말 틀려!
하게 하겠대메! 근데 왜 서작간 못하겠다고 지발로 찾아와서 방방 떠!
대체 서작가한테 뭐란 거야!
경민 : 서작가 단편에 딴 작가 붙여 가겠다구요.
강국장 : 뭐? 얘 이거 나보다 더 무서운 놈이네. 말 되는 소릴 해라. 그러니 거품을 물지.
지 작품에 딴 작가 손대게 할 성격이냐 어디?
경민 : 그러니까요. 기다려보세요. (하는데 경민 핸드폰 울리면 받는) 이경민입니다.
(사이) 누구요?
S#20. 일식집. 낮.
경민과 혜경 마주 앉아 있는. 종업원 서빙하고 나가면,
혜경 : 잡음이 좀 많아요, 감독님. 작품이 잘 될라고 이러나 봐요.
경민 : (고개도 안 들고 젓가락 들며) 잡음 없이도 잘 되는 건 잘 되죠.
혜경 : (!! 표정 관리하며) 서작가 만나고 오셨단 얘기 들었어요. 서작가가 좀 땡깡쟁이죠.
경민 : (먹으며) 유치원생이면 그게 땡깡이겠죠.
혜경 : (보통 아니다 싶고) 유치원생 맞아요, 감독님.
경민 : (그제야 고개 들고 빤히 보는)
혜경 : 서작가가 작업실에만 틀어 박혀 있어서 애 같아요. 직장 생활을 안 해 봐서 그런지
사람 상대하는 것도 서툴구요. 무조건 지 편 안 들어 주면 삐지고,
저가 싫어하는 사람은 나도 싫어해야 하고, 365일 사춘기에요.
경민 : (삐딱하게 보는)
혜경 : 글만 쓸 줄 알지 세상 돌아가는 거 암것두 몰라요. 은행 업무도 잘 못 본다니까요?
경민 : (지나가는 말처럼) 우리 동네선 그런 사람을 바보라 그러죠.
ㅈ혜경 : (어쭈!) 하하... 어떤 동네선 그런 사람을 순수하다고 그러기도 해요.
그래서 말인데요 감독님. 죄송하지만 딱 한 번만 더 서작가 졸라 주심 안 될까요?
경민 : !!
혜경 : 유치한 거 알지만, 감독님이 한 번만 더 같이 하자고 그럼 서작가 분명
다시 생각할 거에요.
경민 : (어이없는) 제가 왜 서작가님을 졸라야 하는데요? 목을 조르라면 모를까.
혜경 : 하하. 아휴 그런 끔찍한 말씀을.
경민 : (웃어?)
혜경 : 감독님 입장에서도 원작자랑 하시는 게 제일 낫지 않으세요? 서작가가 바보일진
모르지만 글 하난 잘 쓰잖아요. 부탁 드려요. 저도 서작가가 꼭 해야하는 입장이라서요.
경민 : (혜경 빤히 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