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S#1. 대만. 리조트 일각(바다 위로 난 다리 위). 오후.
2부 엔딩에 이어서.....
경민 : (가방에서 무언가 꺼내 던지는. 오래된 '티켓 투 더 문' 대본이다.)
영은 : (놀라 대본 보는. 눈빛 흔들리는. 경민 보면)
경민 : 이번에 이거 꼭 해야겠어서. 이 작품 하자고 서작가님 설득하려고요.
영은 : !!
경민 : 조연출 2년차 때, 우연히 이 대본을 봤어요. 신인작가가 썼다는데 잘 썼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잊었어요. 오승아씨 미팅한 날 그 신인작가가 지금의 스타 작가 서영은이란 걸 알았죠. 실망스러웠어요. 스타작가 서영은이 쓴 드라마는 본인 말처럼 쌈마이였거든요.
영은 : (!!) 요점이 뭐에요. 얼르든가, 뺨치든가 하나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경민 : 난 올 때부터 하나였어요. 이 작품 하고 싶은 거.
싸구려 복수극 따위로 전파 낭비하지 말고요.
영은 : 그래요. 이 작품 한다 쳐요. 내가 이감독님하고 하겠어요?
경민 : !!
영은 : 드라마 작가요? 한 편 망하면 그 담부터 바로 편성 받기 힘들어요.
요즘 시청자들 똑똑해서 작가 감독 이름까지 확인하고 드라마 보구요.
내가 지금껏 네 작품 성공했다고 앞으로 네 작품 말아먹어도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근데 내가 어떻게 입봉도 못한 이감독님하고 하겠냐고요. 안 그래요?
경민 : !!!
영은 : (혼잣말처럼) 순진한 거야, 바보야?
경민 : !!!
영은 : 와인이 좀 떫었죠? 먼저 일어날게요.
하고 가방 챙겨 가버리는 영은. 경민, 굳은 얼굴로 영은 뒷모습 보는.
S#9. 대만. 리조트 수영장. 밤.
수영장 가에 앉아 있는 경민. 얼굴에 물 그림자 어리는...
옆에 빈 맥주병 몇 개 뒹굴고....
S#10. 대만. 리조트 영은 침실. 밤.
소파에 푹 파묻혀 있는 영은. 마음 안 좋은. 그러다 일어나 테이블 위 마른 물건들 정리하는데
라이터 보이는. 뭐야 하고 집어 들어 보면 라이터에 ‘릴리(lily) 마사지’ 찍힌.
물 뚝뚝 떨어지는. 피식 웃는. 그러다 미안한 마음에 웃음기 가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