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혔다지, 감독님은 가보라고 난리시지. 저 목욕탕에서 때 밀다 달려오는 길이에요.
영은 : 그러니까 왜 자기 맘대로 약속을 잡냐고 잡길. 작가랑 상의도 없이.
현수 : 원래 송감독님 스타일이,
영은 : 스타일이고 나발이고 내가 그걸 왜 맞춰! 내가 무슨 자기 연출부야? 순서가 틀렸잖아.
순서가. 그런 미팅은 나랑 먼저 의논을 했어야지. 어따 대고 약속 잡혔으니 나오라
마라야. 내가 연기 못하는 배우 캐스팅 하는 거 봤어?
현수 : .....
영은 : 오승아 걔 광고 전문 연예인이야. 배우가 아니라. 그래서 싫어.
현수 : 하지만,
영은 : 집에 가보니 없다 그래. 못 찾겠다고. 차 마시면서 머리나 말리고 가.
(하고 들어가려는데)
현수 : 저기... 작가님...
영은 : (짜증) 왜.
현수 : 작가님 말씀대로 저 작가님과 작업 처음이에요.
영은 : 근데.
현수 : 제 일이 감독님과 작가님 사이에서 조율을 잘 하는 건데, 첫 단추부터 구멍도 못
찾는 느낌이라서요. 회사 입장에서 보면 사실 오승아 정도면 최고의 캐스팅이거든요.
다시 미팅 잡는 것도 쉽진 않구요.
영은 : 근데에!
현수 : 작가님 말씀대로 순서가 틀린 건 맞지만 오승아면 PPL도 잘 붙을 거고, 지자체에서
투자 받는 것도 수월해져요. 첫방 시청률은 말할 것도 없구요. 여러모로
오늘 미팅을 하시는 게,
영은 : (대뜸) 자기 일 잘 하는 구나.
현수 : 네?
영은 : 윤PD 말 다 맞아. 자기 눈엔 내가 지금 꼬장 피는 거 같지.
현수 : !!!
영은 : 아니야. 감독님이랑 아직 기획 방향도 합의 못 했어. 작가랑 감독이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리는데 어떻게 배울 만나. 만나서 뭐라고 해.
현수 : ......
영은 : 근데, 자기 땜에 가긴 가야겠다. 첫 단춘 제대로 끼워줘야지.
현수 : 정말요? 감사합니다.
영은 : 감사할 거 없어. 오승아 까러 가는 거니까.
현수 : 네?
S#48. 고급 레스토랑 룸 안. 낮.
승아와 상우. 상우, 메뉴 보고 있는. 옆에 직원 서 있는.
승아 : 할 얘기 있음 빨리해. 밥 생각 없어.
상우 : 너 먹으라고 하는 거 아니야. 식사는 일행 오면 그때 주문 받고, 와인리스트부터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