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韩国电影【王的男人】韩语剧本【第八十一章 八十二章】

发布时间:2017-10-11     来源:互联网    进入韩语论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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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1.  후원 연못-

 

연못 가득 연꽃잎이 덮여 있다.

개구리 울음 소리가 처연하다.

연못 가운데 누군가의 시체 떠있다.

김처선이다.

 

 

82.  후원 연회장-

 

칼을 든 의금부 나졸들 도열해 있다.

궁 후원 하늘 위를 가로질러 외줄이 높게 설치되어 있다.

연산과 녹수 앞에 장생이 말뚝이탈을 쓰고 앉아있다.

그 옆에 공길이 서있다.

 

어디선가 장단소리 들려온다.

 

연산

시작하라.

 

공길, 장생 옆에 늘어져 있는(외줄로부터 이어져 있는) 줄을 잡아 그 끝을 장생의 손에 쥐어준다.

장생, 공길이 전해 주는 줄인 줄은 모른 채 줄을 잡고 일어난다.

장생 줄을 잡고 외줄을 향해 걷는다.

장생, 경사진 줄을 올라 외줄 위 끝에 선다.

 

장생

어허~ 내, 눈이 멀어 줄 위에 올라서니,

이 색다른 맛일세!

 

장생, 줄 위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금방 떨어질 듯 휘청거린다.

공길, 불안하기 그지없는 눈으로 장생을 본다.

 

장생

(아슬아슬하게 줄 위를 걸어 나가며)

내, 실은 눈멀기로 말하면 타고난 놈인데,

그 얘기 한번 들어들 보실라우?

어릴 적 광대패를 첨보고는 그 장단에 눈이 멀고,

광대짓 할 때는 어느 광대놈과 짝 맞춰 노는 게 

어찌나 신나던지 그 신명에 눈이 멀고,

(울컥 하는 걸 겨우 참으며)

한양에 와서는 저잣거리 구경꾼들이 던져주는 엽전에

눈이 멀고,

얼떨결에 궁에 와서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한다)

그렇게 눈이 멀어서...

볼 걸 못보고, 어느 잡놈이 그놈 마음을 훔쳐 가는 걸

못 보고. 그 마음이 멀어져 가는 걸 못 보고.

(사이)

이렇게 눈이 멀고 나니 훤하게 보이는데 두 눈을 

부릅뜨고도 그걸 못보고.

 

장생, 말을 멈추며 걷는 것도 함께 멈춘다. 위태롭게 흔들린다.

공길, 자기도 줄에 오르고 싶어 연산을 돌아본다.

연산, 막지 않는다.

공길도 각시탈을 쓰고 걸어가 줄 위로 오른다.

 

장생

(억지 신명을 내며)

그건 그렇고!

이렇게 눈이 멀어 아래를 못 보니 그저 허공이네, 그려.

이 맛을 알았으면 진작에 맹인이 될 걸.

 

공길, 줄 위에 올라서 장생을 바라보고 있다가

 

공길

(울먹임을 참으며)

이 잡놈아, 맹인이 되니 그리 좋으냐?

 

장생, 공길의 목소리에 놀라 휘청한다.

공길, 흔들리는 장생을 불안하게 바라본다.

장생, 금방 다시 균형을 잡고 공길의 목소리를 찾아 예민하게 집중한다.

 

장생

그래, 좋다.

좋아 죽겠다, 이년아!

 

공길

(장생을 한동안 바라보다)

저...

(울먹임을 참으며)

저 겁대가리... 없는 놈 좀 보소.

눈깔도 없는 놈이 게가 어디라고 거길 올라가 섰냐.

냉큼 내려가라, 이놈아.

 

장생, 환희에 찬다.

 

장생

(신명이 나기 시작해서)

저 년 말버릇 좀 보게.

내가 이 궁에 사는 왕이다, 이년아!

 

공길

(울먹임을 참으며)

그래?

안 그래도 내 세상을 이리 아사리판으로 만든 왕의 

상판때기 한번 보고 싶었는데 보고 나니 그 이유를 

알겠다, 이놈아!

 

[인서트]

궁으로 향하는 어느 길을 달리는 반정군들.

 

장생

(탈을 벗어 아래로 던져 버리며)

저 년이! 내 상판이 어디가 어떤데?

 

공길

(공길도 탈을 벗어 허공으로 던져버리며)

네 놈이 두 눈이 멀어 뵈는 게 없으니,

세상을 이리 아사리판으로 만들어 놨구나.

 

장생

옛끼, 이년!

자, 이승의 왕인 내가 한번 놀아볼 것인데,

이 모습을 한번 보면 저승에 가서도

못 잊으니 잘 봐라. 이년아.

 

장생 첫걸음을 떼는데 발을 헛딛고 휘청한다.

공길 깜짝 놀란다.

장생 다시 균형을 잡고 줄 위를 걷는다.

공길도 걸어 나간다.

 

[인서트]

궁궐 입구에서 근위병을 물리치고 궁궐 문을 통과하는 반정군들.

 

장생 성큼성큼 줄 위를 걷다 중간에서 허궁제비(줄을 튕겨 다리사이로 앉았다 오르기)를 한다.

공길, 장생을 똑같이 따라한다.

장생과 공길의 외줄타기가 한 줄 위에서 통일감 있게 펼쳐진다.

공길과 장생, 어느새 현실을 잊고 줄타기 신명에 완전히 몸과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

반정군들이 몰려오는 소리 들려온다.

연회장에 있는 사람들 술렁인다.

연산, 공길과 장생에게 집중하고 있다.

 

[인서트]

궁궐  어느 다리, 다리를 건너오는 근위병들을 물리치고 다리를 건너는 반정군들.

 

장생, 반동을 멈추고 줄 위에 바로 선다.

공길도 선다.

 

장생

넌 죽어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되고프냐?

양반으로 나면 좋으련?

 

공길

아니, 싫다!

 

장생

그럼 왕으로 태어나면 좋으련?

 

공길

그것도 싫다!

난...

광대로 태어날란다.

 

장생

이 년, 그 광대짓에 목숨을 팔고도 또 광대냐?

 

공길

그래 이놈아. 그러는 네 놈은 뭐가 되련?

 

장생

나야, 두말할 것 없이.

광대, 광대지!

 

사람들, 연회장에서 도망치기 시작한다.

 

[인서트]

연회장으로 닿는 산자락을 넘어 연회장으로 밀려 내려오는 반정군들. 이를 보는 연산.

 

공길

그래!

징한 놈의 이 세상, 한판 신나게 놀다 가면 그뿐.

광대로 다시 만나 제대로 한번 맞춰보자!

 

장생

(허리춤을 풀며)

지금 한번 맞춰보면 안될까?

 

연산, 웃음을 터뜨린다.

연회장의 사람들 모두 도망가고 연산과 녹수만 남는다.

녹수, 겁먹은 표정으로 반정군들과 웃는 연산을 번갈아 본다.

홍내관 다급하게 달려와 녹수를 끌어낸다.

녹수, 연산에게 미련이 남는 듯 주저하다 도망간다.

도망가다 반정군의 칼에 맞아 죽는다.

 

공길과 장생, 줄을 힘껏 튕기더니 높이 몸을 띄운다.

시간이 멈춘 듯 화면 정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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