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 거부하는 공길을 억지로 자신의 자리에 앉힌다.
연산
그래, 거기 앉아.
거기 앉으면,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어.
공길
장생이를 살려 주세요.
연산, 공길의 말을 아랑곳 않고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말을 늘어놓는다.
연산
말해봐. 원하는 게 뭐야?
명령만 내려. 어서!
공길
살려 주세요.
연산
내가, 내가 널 즐겁게 해줄까?
어떻게 해줄까?
(덩실덩실 춤을 추며)
봐, 즐겁지?
아니야?
공길
제발.
연산
(이번엔 되지도 않는 재주를 넘다 넘어진다)
이건?
재밌지?
공길
...
연산, 갑자기 정색을 하며 슬픈 눈으로 공길을 바라본다.
문 밖, 김처선이 공길과 연산의 그림자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