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욕조 속에 담긴 물에서 김이 피어오르고 있다.
그 옆에 김처선과 나인 두세 명 수발을 들고 있다.
김처선 왠지 뭔가 걱정하는 표정이다. 참다못해 욕조로 다가가 들여다본다.
연산, 물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나온다.
김처선 안도하며 뒤로 다시 물러난다.
연산, 몸을 쓸어 닦다가 멈추더니 지긋이 배꼽을 바라본다.
연산
목욕을 해도 해도 말이야,
배꼽의 때는 왜 안 없어지지?
김처선
이제 더 이상 피를 보는 일은 없어야겠지요.
연산, 아무 말 없이 다시 물속으로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