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복이 멍석에 말은 육갑의 시체를 지게에 지고 나온다.
희락원 광대들 뒤를 따라 나온다.
장생 맨 뒤에 나온다.
모두 슬픈 표정이다.
칠득, 자꾸만 나오려는 눈물을 간신히 참고 있다.
그러다 갑자기 앞으로 툭 나선다.
육갑 특유의 걸음을 흉내 내며 육갑의 시체를 진 팔복을 빙빙 돈다.
광대들 칠득을 멍하니 바라보다 어느 순간 모두 칠득의 걸음을 흉내 내며 원을 그린다.
손에 든 악기들로 장단까지 쳐댄다.
무겁고 슬프던 분위기가 일순간에 흥겹게 변한다.
공길이 다가온다.
광대들 분노가 섞인 눈길로 공길을 노려본다.
공길, 육갑의 시체에 손을 대려한다.
장생, 공길을 밀친다.
공길 다시 다가 선다.
장생, 공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공길, 쓰러진다.
광대들, 쓰러져 있는 공길의 얼굴 앞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공길, 바닥에 쓰러진 채 멀어져 가는 장생과 육갑의 시체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