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길 말을 달린다.
멈춰 서서 사방을 둘러본다. 저 만치 연산의 모습을 발견하고 급히 말을 몬다.
공길, 이극균과 성준이 자신에게 활을 겨누고 달려오는 것을 발견한다.
급히 말을 달려 다른 쪽으로 달아난다.
장생, 높은 나무 위에서 쫓기는 공길을 보고 나무 위에서 뛰어내려 공길 쪽으로 내달린다.
공길, 도망가다 외지고 막다른 곳에 몰린다.
이극균, 공길의 눈을 바라보며 활시위를 당긴다.
공길 피할 길 없어 공포감에 눈동자가 흔들린다.
이극균이 화살을 놓으려는 순간 호랑이(탈을 쓴 육갑이)가 공길 앞으로 날아들어 대신 맞는다.
육갑 활을 맞고 쓰러져 피를 흘린다.
칠득과 팔복, 육갑을 안고 상태를 살핀다.
이극균, 다시 공길에게 활을 겨눈다.
장생, 나무 사이에서 달려 나와 육갑을 안는다.
육갑
(활이 박혀 피가 나오는 가슴을 내려다보며)
형님, 나 또 육갑한 거야?
이거 아니잖아.
하고는 장생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이극균, 공길을 겨누던 활 끝을 조금 움직인다.
어느새 공길 뒤에 모습을 나타낸 연산을 겨누고 있다.
이극균, 활을 쏜다. 연산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
거의 연산에 닿으려는 순간, 곁에 섰던 김처선이 활을 휘둘러 날아오는 화살을 막아낸다.
순식간에 연산의 말을 둘러싸 막는 무장한 내시들.
연산, 말 위에서 이극균을 향해 활을 쏜다.
이극균을 향해 날아간 화살 이극균의 어깻죽지에 꽂힌다.
연산, 말에서 내린다.
이극균, 휘청하는 사이 성준이 연산을 겨눈다.
연산, 성준에게 활을 쏜다.
성준의 가슴팍에 꽂힌다.
연산, 이극균과 성준에게 다가간다.
연산
네놈들이 광대들을 사냥해 죽인 걸 보면 오늘 사냥이
필시 흉내는 아닌 모양이지.
호랑이에게 물렸으니 너희들은 죽은 목숨이다.
이극균
하늘이 무섭지 않느냐?!
연산
너는 선왕이 어마마마께 사약을 내릴 때 그 사약을
받쳐 들고 나간 금부당상 이었다.
왕이 부당한 처사로 국모를 죽이려 할 때 간하여
말리지 않고 오히려 방조했으니 죽어 마땅하다.
연산 또 화살을 쏜다.
이극균
이 나라를 세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중신들이 피를
흘렸는지 아느냐?
그런데 천한 광대들을 불러들여 그런 중신들을...
연산 또 화살을 쏜다.
이극균
내 일찍이 무오년에 니가 사림 대신들을 죽여
조정을 피로 물들었을 때 너의 광폭함을 알았으나...
연산, 활시위를 부르르 떨다 마지막 화살을 쏜다.
이극균, 왼쪽 가슴에 맞고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지켜보던 공길과 칠득과 팔복, 경악하고 성준은 공포에 질려 벌벌 떤다.
연산 이번엔 성준에게 활을 겨눈다.
연산
내 진짜 호랑이에게 네 놈을 던져 물어뜯게 해도
성에 차지 않으나 신성한 동물의 입을 너 같은 놈의
피로 더럽힐 수 없어...
활을 쏜다.
성준, 머리에 활을 맞고 피를 흘리며 죽는다.
박원종 이 모습을 바라보며 무거운 표정이 된다.
공길, 완전히 넋이 나가 죽은 육갑을 바라본다.
장생 오열하다 공길을 쳐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