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희락원 마당-밤
육갑 칠득 팔복, 막 공연을 끝낸 분장 그대로 들어온다.
장생, 걸어오며 공길을 노려본다.
공길, 불편한 듯 장생의 눈길을 피한다.
육갑
(옷을 벗어 내려놓으며)
이게 뭔 일이야?
소극을 할 때마다 누가 작살이 나니 살
떨려서 하겠어, 어디?
칠득
희락원 세운 게 그냥 웃자고 한 일이 아닌가 봐.
장생 묵묵히 듣고 있다.
육갑
형님은 알았수?
장생
...
칠득
(공길을 보며 추궁하듯)
형님은 알았지?
왕이 따로 언질이라도 줬던 거 아냐?
장생, 묵묵히 분장을 지우고 있는 공길을 바라본다.
공길
...
육갑
우리가 살판나게 놀고 나면 죽을 판이 벌어지니.
궁이란 데가 원래 이런거유?
공길, 분장을 지우다 말고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
장생, 공길을 바라보다 갑자기 일어나 공길의 손을 잡아 채 내실로 끌고 들어간다.